애경산업 중국산 ‘2080 치약’ 6종서 금지 성분 ‘트리클로산’ 검출
“간 손상·호르몬 교란 우려” 2016년 국내 퇴출… 중국 제조 과정 혼입
여행용 세트도 해당… 올리브영 “전액 환불”

“여행 갈 때 쓰려고 산 세트에 그 치약이 들어있을 줄은 상상도 못 했어요.”
직장인 박 모 씨(32)는 최근 애경산업의 치약 리콜 소식을 듣고 욕실을 뒤지다 가슴을 쓸어내렸다. 지난달 올리브영에서 구매한 ‘케라시스 여행용 세트’ 안에 문제가 된 ‘2080 치약’이 들어있었기 때문이다.
애경산업의 일부 치약에서 사용 금지 원료인 ‘트리클로산(Triclosan)’이 검출돼 파장이 일고 있다.
단순한 성분 검출을 넘어, 해당 물질이 과거 ‘발암 논란’으로 퇴출당했던 성분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왜 금지됐나? “간 섬유화·암 유발 가능성”

이번에 문제가 된 트리클로산은 강력한 항균 작용 때문에 과거에는 치약, 비누, 세정제 등에 널리 쓰였다. 입속 세균을 잡아줘 치주 질환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0년대 들어 치명적인 부작용 연구 결과가 쏟아지며 상황이 반전됐다. 동물 실험 결과 트리클로산이 갑상선 호르몬 등 내분비계를 교란시키거나, 장기간 노출 시 간 섬유화 및 간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위험성이 제기된 것이다.
이에 우리 식약처는 선제적으로 2016년부터 치약, 가글 등 구강용품에 트리클로산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씻어내는 비누 등에는 일부 허용되지만, 입안 점막에 직접 닿고 섭취 가능성이 있는 치약에는 단 한 방울도 들어가선 안 되는 ‘퇴출 성분’인 셈이다.
“중국 공장이 문제”… 국내 생산 제품은 안전

금지된 성분이 어떻게 다시 나타났을까. 원인은 ‘중국 위탁 생산’에 있었다.
애경산업이 중국의 ‘도미(Domy)’ 사에 생산을 맡겨 수입해 온 6개 제품(2080 베이직, 데일리케어 등) 제조 과정에서 트리클로산이 미량 혼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등 일부 국가에서는 아직 트리클로산 사용이 제한적으로 허용(0.3% 이하)되고 있어, 생산 라인 관리 미흡 등으로 섞여 들어갔을 가능성이 크다.
애경산업 측은 “국내에서 직접 생산하는 다른 모든 치약 제품은 트리클로산과 무관하며 안전하다”고 해명했다.
여행용 세트도 확인 필수… 올리브영 등 환불 진행

불똥은 유통업계로도 튀었다. 해당 치약이 단품뿐만 아니라 선물세트나 여행용 키트 등 구성품으로도 많이 팔렸기 때문이다.
CJ올리브영은 8일 긴급 공지를 통해 “애경산업의 요청으로 ‘케라시스 여행용 세트 프리미엄’ 상품을 전량 회수한다”고 밝혔다. 사용 기한이 남아있는 제품을 가지고 있는 고객은 영수증이나 구매 내역을 지참해 매장을 방문하면 전액 환불받을 수 있다.
애경산업 역시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회수 대상 제품 6종 목록을 공개하고, 구매처나 사용 여부와 관계없이 전량 회수 및 환불 조치를 진행 중이다.
전문가들은 “입안 점막은 피부보다 흡수율이 높은 만큼, 해당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면 즉시 사용을 중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