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은 왕’도 이젠 옛말”, “이건 선 넘었지”… 소상공인 악몽 실체에 ‘맙소사’

명절마다 반복되는
‘체리피커’의 악성 반품
소상공인 악성 소비자 피해 심각

“쿠팡 반품 센터가 아이들 한복 대여점 같다”는 한 온라인 커머스 직원의 고발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뜨겁게 달구었다.

명절이 끝날 때마다 한두 번 입고 반품하는 ‘얌체족’ 행태가 올해도 어김없이 논란이 된 것이다.

무료 반품 등 소비자 혜택을 악용하는 ‘블랙 컨슈머(악성 소비자)’ 문제가 단순한 ‘진상 고객’을 넘어 소상공인의 생존을 위협하는 사회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명절 대목 노린 ‘고의 반품’ 피해 반복

추석 연휴 직후, 온라인 커머스 쿠팡의 ‘반품 마켓’ 카테고리에는 아동 한복이 쏟아져 나왔다. 명절 기간 자녀에게 한복을 입힌 뒤 무료 반품 서비스를 이용해 되돌려 보낸 비양심적인 고객들이 많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고의 반품’ 논란은 설이나 추석 등 명절이 끝날 때마다 연례행사처럼 반복되고 있다.

한복 외에도 연주회용 아동 드레스나 액세서리 등 일회성 사용이 가능한 품목들이 주요 ‘체리 피커’의 표적이 되고 있다.

이런 반복되는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쿠팡 역시 반품 검수와 악성 소비자 관리를 강화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블랙 컨슈머, 소상공인의 생계를 위협하다

그러나 이러한 악성 소비자로 인한 피해는 명절 특수 품목에 국한되지 않고 소상공인 전반에 걸쳐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2023년 경기도 소상공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 결과, 응답자의 과반인 55.8%가 악성 소비자를 경험했으며, 이 중 41.9%가 실제로 금전적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주요 피해 유형으로는 악의적인 갑질과 부당한 환불·교환 요구가 있으며, 특히 배달 플랫폼이나 포털에 악성 리뷰를 남겨 사업장의 평판을 훼손하거나 이를 악용해 과도한 금전적 보상을 요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음식점에서는 이물질을 일부러 넣거나 문제를 조작하여 환불을 요구하는 일도 빈번하게 보고된다.

더욱 심각한 것은 수개월 전에 구매한 상품을 근거 없이 반품하거나 서비스 하자를 핑계로 부당한 금품을 요구하는 경우도 확인된다는 점이다.

이러한 악성 소비자들의 행위는 소상공인의 매출 감소와 평판 하락은 물론, 생계 위협으로 직결된다.

피해를 겪은 소상공인들은 대기업과 달리 법적 대응력이나 전담 조직이 부족하기 때문에 악성 소비자의 요구를 ‘어쩔 수 없이’ 수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입을 모았다.

이러한 현실적 어려움 속에서 지역 사장님 커뮤니티에서 악성 고객 정보를 공유하거나 보험에 가입하는 등 스스로 대응책을 모색하는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건전한 소비 문화 보호 위한 사회적 대책 시급

전문가들은 이러한 악성 소비자 피해가 단순히 개별 매장의 손해를 넘어 소상공인의 생존 기반을 무너뜨리고 건전한 소비 문화 자체를 훼손한다고 지적한다.

악성 소비자가 활개 치는 환경에서는 결국 선의의 일반 소비자들마저 의심받고 불편함을 겪게 되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악성 소비자와 선량한 소비자를 명확히 분리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또한, 소상공인들이 겪는 피해를 공유하고 객관적인 중재를 받을 수 있는 플랫폼 마련 등 사회적 차원의 종합적인 대응책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이어지고 있다.

소비자 권리 보호와 소상공인 생존, 두 가치가 균형을 이루는 건전한 소비 문화 정착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