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거 주세요”…라면도 아닌데 세계인 입맛 사로잡았다, 비결은?

한국 전통주 세계 95개국에 수출
질 좋은 소주에 외국인들 반했다
미국·중국·일본 순으로 인기 높아
Increased soju exports to Korea
한국 소주류 수출액 2억 달러 기록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병을 눕혀 이으면 지구를 한 바퀴 반 이상 돌 수 있는 양입니다.”

한국 소주의 글로벌 진출이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 세계적인 ‘순한 술’ 열풍과 K-문화 확산에 힘입어 한국의 소주류 수출이 사상 처음으로 연간 2억 달러(한화 약 2910억원)를 돌파한 것이다.

전 세계 ‘한국 소주’에 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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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청 / 출처-연합뉴스

14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일반·과일소주를 포함한 소주류 수출액은 전년보다 3.9% 증가한 2억 달러(한화 약 2910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역대 최대 실적으로, 2020년 1억3천500만 달러(한화 약 1965억원) 이후 4년 만에 1.5배로 성장한 수치다. 올해 2월까지의 수출액도 전년 동기 대비 0.5% 늘어난 2천4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수출 물량으로 보면 더욱 놀랍다. 지난해 소주류 수출량은 12만4천톤으로 전년 대비 4.2% 증가했다. 이를 360ml 소주병으로 환산하면 약 3억4천만병에 달한다. 병을 눕혀서 이으면 약 7만km로, 지구 둘레(약 4만km)를 한 바퀴 반 이상(1.8바퀴) 돌고도 남는 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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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류 수출액 추이 / 출처-연합뉴스

국가별 수출 현황을 살펴보면, 미국이 전체의 24.3%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중국(19.9%), 일본(19.2%)이 그 뒤를 이었다.

주목할 점은 소주가 전 세계 95개국으로 수출되고 있으며, 이 중 미국과 중국을 포함한 46개국에서 작년 역대 최대 수출액을 기록했다는 것이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일본에서는 과일소주가, 중국에서는 일반소주가 주로 인기를 끌고 있다”며 “각 국가의 취향과 문화에 맞는 제품 전략이 성공의 열쇠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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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슈퍼마켓에 진열된 과일 소주 / 출처-하이트진로

실제로 수출 품목별로는 일반소주가 51.9%로 과일소주 등 혼성주(48.1%)보다 약간 더 많았지만, 최근에는 과일소주의 수출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 관세청의 설명이다.

국내 소주 소비는 감소세,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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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에 진열된 소주 / 출처-연합뉴스

흥미로운 점은 국내 소주 소비량이 감소 추세를 보이는 가운데 해외 수출은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국의 소주 시장은 여전히 전체 주류 시장의 약 33.38%를 차지하는 큰 규모지만, 출하량은 뚜렷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2017년 94만5,860킬로리터였던 국내 소주 출하량은 2022년 82만5,848킬로리터로 줄어들었으며, 2023년에도 7.1%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 성인들은 평균적으로 주당 약 1.6병의 소주를 소비하고 있지만, 이는 과거에 비해 크게 줄어든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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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주류코너 / 출처-연합뉴스

소주 소비량이 크게 줄어든 데에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하드 셀처, 하이볼, 크래프트 맥주 등 다양한 주류로의 선호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소주는 여전히 저렴한 가격(편의점 기준 약 1,900원)으로 인기를 유지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취향이 다양화되면서 독점적 지위가 약해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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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 / 출처-연합뉴스

특히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소주가 주류로 사용되는 경향이 있었으나, 최근에는 건강을 중시하는 문화와 함께 주류 자체의 소비가 줄어드는 추세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K-문화 확산과 함께 성장하는 글로벌 소주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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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주류 코너 / 출처-연합뉴스

한편 정부는 세계적으로 ‘순한 술’이 유행하면서 한국의 질 좋은 소주가 주목받게 됐다고 분석했다. 특히 한국 대중문화와 음식이 세계적으로 사랑받으면서 소주를 포함한 한국의 음주 문화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BTS와 ‘오징어 게임’ 같은 한류 콘텐츠에서 소주가 자연스럽게 노출되면서 외국인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며 “소주 한 잔 하는 장면이 한국 문화의 상징처럼 여겨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소주 제조사들의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도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도수를 낮춘 일반 소주와 다양한 과일 맛을 첨가한 신제품을 적기에 출시한 것이 ‘K-소주’의 글로벌 인기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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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 / 출처-연합뉴스

업계 관계자는 “올해도 소주류 수출은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며 “한국 전통주의 세계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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