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전기차 ICCU 결함 논란
주행 중 경고등 점등, 이후 속도 감소
리콜 요구하는 목소리 커져
현대차·기아 전기차 모델인 아이오닉5, 아이오닉6, EV6 등 차주들 사이에서 ‘통합충전제어장치(ICCU)’ 관련 문제로 인한 불편함이 제기되고 있다.
작년부터 현대차와 기아는 이 문제에 대한 무상수리를 시작했으나 관련 신고가 지속되고 있으며 리콜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는 상황이다.
현대차·기아 전기차 총 26건 신고 접수
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2월 19일까지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리콜센터에 현대차 아이오닉5 12건, 아이오닉6 10건, 기아 EV6 3건 그리고 제네시스 GV60 1건 등 ICCU 관련 총 26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공개되지 않은 신고 건수를 고려하면 올해 50일 동안 약 30건 정도 접수된 것으로 추정된다.
한 차주는 “30km/h로 주행 중 전기차 시스템 점검 경고등이 켜졌으며 신호 대기 중 ‘뚜둑’하는 소리와 함께 ‘전원공급장치 점검’ 및 배터리 경고등이 활성화됐다. 시동을 껐다 다시 켜도 경고등은 계속 켜져 있었다”고 전했다.
다른 아이오닉5 차주는 “계기판에 경고등이 활성화되며 차량 속도가 급감했다”고 말했으며 “차량을 겨우 갓길로 옮길 수 있었지만 비슷한 상황이 다시 발생할까 봐 불안하다”고 표현했다.
ICCU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전원공급장치 점검 경고’가 계기판에 표시된다. 이와 함께 속도가 감소하거나 차량 운행이 불가능해질 수 있다.
한편 기아는 최근 레이 EV 소유자 약 3,700명에게 ICCU 관련 무상 수리 안내문을 발송했다.
이 안내문에는 ICCU 내부에서 일시적인 과전류 발생 및 경고등 활성화 또는 완속 충전 불가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수리를 받으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후 문제 재발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7월 아이오닉5, EV6, 제네시스 GV60, GV70 전동화 모델 등 전기차 전체 라인업을 대상으로 ICCU 문제 해결을 위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방식의 무상 수리를 실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사용자들은 수리 후 같은 문제가 재발한다고 주장하며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한 아이오닉6 차주는 부품 교환과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받았음에도 1주일 만에 다시 결함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상황으로 인해 ICCU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서는 단순한 ‘무상 수리’가 아닌 ‘리콜’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점점 더 힘을 얻고 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 전기차에서 사용되는 ICCU는 현대모비스가 독일 부품 제조사 콘티넨탈로부터 수입해 공급하는 부품이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초 아이오닉5 사용자 30명 이상이 운행 중 갑작스럽게 동력을 잃는 문제를 겪었고 이로 인해 해당 차량에 결함이 있을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차주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동력 손실의 범위와 경고 메시지가 나타난 후 동력 상실까지의 시간 간격 등을 조사했다. 현재 추가 조사가 진행 중이며 이 문제가 안전과 직결된 결함으로 판명될 경우 대대적인 리콜이 이루어질 수 있다.
한편 현대차·기아 전기차 소유자들은 커뮤니티를 통해 리콜을 촉구하는 여론의 확산을 위해 자동차리콜센터에 결함 신고를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의 박순장 사무처장은 운전자들 사이에서 커지고 있는 불안감을 언급하며 “문제의 근본 원인을 철저히 조사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무상수리만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경우 리콜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