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택시만 타면 멀미 호소
“기술적 해결 위한 연구 필요”

전기차 택시가 점점 늘어나는 가운데, 뒷좌석에 앉았을 때 멀미를 심하게 느낀다는 이용객들이 많다.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전기차 택시 탑승 시 멀미를 호소하는 글도 잇따라 올라오고 있는 상황이다.
전기차 가·감속이 멀미의 원인
전기차 탑승 시 멀미 현상이 두드러지는 이유로 급격한 가속과 감속이 지적되고 있다.
멀미는 눈과 균형을 담당하는 전정기관이 서로 다른 정보를 인지할 때 발생하는데, 전기차의 경우 빠른 움직임으로 몸이 반응하기도 전에 중추신경이 자극된다.

전기차는 내연기관 차량에 비해 가속이 매우 빠르며 모터가 작동함과 동시에 최대 출력을 낼 수 있는 특징이 있다. 이로 인해 가속 페달을 밟는 순간 내연기관 차량보다 훨씬 빠르게 속도를 낸다.
멈출 때에도 제동 에너지를 회수해 배터리를 충전하는 기능을 활용해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는 순간부터 속도가 줄어들어 금방 멈추게 된다.
이 ‘회생 제동’ 기능은 전기 사용 효율을 높여 운전자에게 인기다. 다만 뒷좌석에 탄 승객에게는 멀미를 유발하는 주원인이 된다. 그러다 보니 멀미를 심하게 느끼는 승객 중에서 전기 택시를 피하는 경우도 증가하고 있다.

대림대 자동차학과의 김필수 교수는 “학계에서는 전기차로 인한 멀미 문제를 줄이는 방법 개발을 전기차 보급의 주요 과제 중 하나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택시 운전자 대부분이 내연기관 차량으로 운전 습관을 형성했기 때문에 동일한 방식으로 전기차를 운전할 경우 뒷좌석 승객이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교수는 “환경 정책상 전기차 보급 확대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승차감 문제는 기술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며 “전기차용 다단 변속기 개발과 회생 제동장치의 강도 조절을 미세하게 할 수 있는 연구가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전기차 택시 등록 대수 감소
국내에서 운영 중인 전기차 택시는 정부 보조금 지원과 세제 혜택 덕분에 점유율을 빠르게 높여가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국내에서 운행 중인 택시 10대 중 1대는 전기차로 나타났으며 이는 눈에 띄는 보급률 증가를 의미한다.

그러나 최근 신규 전기차 택시 등록 대수는 주춤한 상태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신규 등록된 전기차 택시는 총 1만2552대로 2022년 1만5765대에 비해 20.3% 감소했다.
한편 카카오 모빌리티의 한 관계자는 “전기차 택시의 증가와 함께 관련 민원도 증가하는 추세”라며 “전기차 택시로 인한 이용자 불편 사항을 해결하기 위한 내부 대책을 마련 중에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