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시장에서 소형차 강세
i10, 모닝 등 100만 대 돌파
캐스퍼 일렉트릭, EV3도 주목

소형차 판매 비중이 40%에 육박하는 유럽 시장에서 현대차와 기아가 5개월 만에 해당 차급에서만 20만대 이상을 판매하였다.
현대차와 기아는 i10과 모닝 등 기존에 높은 판매량을 보이던 차량들의 수출 호조와 캐스퍼 일렉트릭 등 신차 출시 효과를 더해 전년보다 소형차(A·B 세그먼트) 판매량이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유럽이 선택한 한국 소형차의 비밀

현대차와 기아가 7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유럽 시장에서 두 브랜드의 소형차 판매량이 20만6,023대를 기록했다.
이는 전체 판매량의 51%를 차지하는 압도적인 수치이며 44.5%를 기록했던 2024년보다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유럽 시장은 소형차에게 있어 매우 중요한 시장이다.
자동차 시장조사업체 자토 다이내믹스에 따르면 지난해 유럽 시장에서 소형차 판매 비중이 38.8%에 달했다. 좁은 도로와 제한된 주차 공간, 그리고 실용성을 중시하는 소비 문화는 유럽에서 소형차 인기의 배경이다.
여기에 유럽연합이 추진 중인 탄소배출 규제 강화 정책도 한몫했다. 완성차업체들이 탄소 배출량이 적은 소형차와 친환경 차에 집중하게 된 것이다.
100만대 클럽 가입한 스테디셀러들

현대차와 기아의 소형 모델들이 강세를 보인 데는 i10과 i20, 모닝의 역할이 컸다. 세 차종 모두 유럽 시장 출시 후 누적 판매 100만대를 돌파했다.
2008년 유럽 특화 모델로 데뷔한 i10은 2020년에 누적 판매 100만대를 달성했다. 올해 5월까지 총 125만798대가 판매됐으며, 올해 1~5월에만 2만5,139대가 팔려 작년 전체 판매량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같은 해 출시된 i20도 2021년에 누적 판매 100만대를 넘어섰고, 올해 5월까지 121만2,907대의 판매 실적을 보였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모닝의 성과다. 유럽에서 ‘피칸토’라는 이름으로 판매되는 모닝은 2004년 누적 판매 100만대를 달성한 이후 꾸준히 성장해 올해 5월까지 128만6,718대를 기록했다.
올해 1~5월 기준으로 해외 판매량이 5만65대로 국내 판매량 5,383대보다 10배 가까이 많으며 이 중 2만7,686대가 유럽에서 판매된 것으로 집계되었다.
전기차 시대를 선도하는 새로운 주역들

i10과 모닝 등이 기존의 주력 상품이었다면 최근에는 캐스퍼 일렉트릭과 EV3가 유럽에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캐스퍼 일렉트릭은 현지에서 ‘인스터’라는 이름으로 판매되며, 지난해 12월 출시 이후 올해 5월까지 6개월 만에 1만342대가 팔렸다.
지난해 8월 유럽에 선보인 EV3는 더욱 놀라운 성과를 보였다. 올해 1~5월 2만8,739대가 판매되며 기아 유럽 전기차 판매량의 64%를 차지했다. 이러한 흥행 덕분에 올해 기아의 유럽 전기차 판매량은 지난해 6만8,246대를 넘어 역대 최다 기록인 2023년 8만341대를 경신할 전망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이러한 성공을 발판으로 유럽 시장에서 소형차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기아는 지난 2월 ‘2025 기아 EV 데이’에서 해외 전략형 소형 SUV EV2의 콘셉트카인 ‘더 기아 콘셉트 EV2’를 공개했다. 여기에 현대차도 엔트리급 소형 전기 SUV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