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규제에 컨테이너선 발주만 급증
중국산 피하며 한국 조선소로 발주 쏠림
HD현대미포, 피더선 시장 점유율 1위

“중국 대신 한국 조선소 찾는다니 반전도 이런 반전이 없네”
HD현대미포조선이 글로벌 중소형 컨테이너선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올해 들어 전 세계에서 발주된 피더 컨테이너선 33척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16척을 수주하며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환경 규제와 지정학적 리스크, 노후 선박 교체 수요가 맞물리며 한국 조선업계로 발주가 집중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4개월 만에 연간 물량 채워”… 컨테이너선만 역주행

눈에 띄는 점은 이 같은 수주 성과가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이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흐름 속에서 이뤄졌다는 점이다.
올해 4월까지 글로벌 전체 선박 발주량은 전년 동기 대비 49.7% 줄었지만, 컨테이너선 발주량만큼은 오히려 285% 급증했다.
특히 5월 첫째 주 기준 누적 발주량은 약 165만 TEU로, 과거 20년간의 연평균 수준에 거의 도달했다. 다시 말해, 불과 4개월 만에 1년치를 채운 셈이다.
이 같은 흐름의 중심에는 강화되는 친환경 규제가 자리하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는 2027년부터 5000톤 이상 선박의 온실가스 배출을 제한하고, 기준을 초과할 경우 배출량 1톤당 100~380달러의 벌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승인했다.

이에 선사들은 규제 리스크를 피하고 연비를 개선하기 위한 신조 발주에 속도를 내고 있다.
홍해 사태 이후 운항 거리 증가로 인한 운임 상승도 발주 확대의 배경이 됐다. 예상치 못한 수익을 확보한 선사들이 친환경 선박 확보에 자금을 투입하며 교체 수요에 불을 지핀 것이다.
특히 피더 컨테이너선의 경우 노후화가 심각한 수준이어서 발주가 더욱 집중되는 추세다. HD현대미포조선이 해당 시장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높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트럼프發 규제에 ‘중국산 선박 회피’… 한국 수주 수혜 기대
한편 오는 10월부터 시행될 미국의 대중 무역 조치도 한국 조선업계에는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산 선박의 미국 항만 입항 시 톤당 50달러의 수수료를 부과하겠다고 밝혔으며, 이는 2028년까지 140달러로 상향될 예정이다.
해당 조치가 현실화되면 중국 조선소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되고, 대체 수요가 한국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현재 컨테이너선 발주 시장은 단기적인 수요 급등이 아닌, 친환경 패러다임 전환과 지정학적 재편이 동시에 일어나고 있는 구조적 변화의 한복판에 있다.
한국 조선업계는 그 변화의 흐름을 타고 새로운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그러나 경쟁이 치열해지는 만큼, 대응의 속도와 방향에 따라 격차는 더욱 벌어질 수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타이밍을 놓치지 않는 전략적 움직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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