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미용실 안 가요”…’5000원 다이소’ 기적에 동네 사장님들 ‘눈물’

커트 두세 배 뛴 지금, 머리 자르기 ‘작은 사치’
5000원 바리깡·셀프 커트 영상, 젊은 세대 열광
폐업 늘어나는 미용실, 서비스 차별화가 생존 열쇠

5000원짜리 다이소 바리깡이 인기를 끌고 유튜브의 ‘셀프 커트’ 영상이 수백만 조회 수를 기록하는 등, 가파르게 오른 미용실 가격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이 직접 가위를 들면서 ‘셀프 미용’이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5000원이던 커트, 두 배 뛴 지금 ‘작은 사치’가 됐다

머리를 한 번 자르는 일이 ‘작은 사치’가 된 시대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남녀 커트 비용은 1만 원 선이면 충분했지만, 이제는 두세 배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한국소비자원 자료에 따르면 현재 서울 지역의 평균 여성 커트 비용은 2만 3692원, 남성은 1만 2538원에 달한다. 20여 년 만에 가파르게 오른 가격은 전반적인 물가 상승률을 웃돌며 소비자들의 체감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소비자들은 미용실 의자 대신 집 거울 앞에 서기 시작했다. 이른바 ‘셀프 미용’이 하나의 흐름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유튜브에는 ‘긴 머리 혼자 자르기’ 같은 영상이 수백만 조회 수를 기록하고,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5000원짜리 ‘다이소 다운펌’ 후기가 “기적 같은 가성비”라는 평과 함께 활발히 공유된다.

미용실에서 저렴한 곳도 2만 원을 훌쩍 넘는 서비스임을 고려하면 당연한 반응이다.

다이소·올리브영 ‘셀프 미용 키트’ 쏟아내자…젊은 세대 열광

유통업계도 이 같은 변화를 놓치지 않고 있다. 올리브영은 150종이 넘는 염색·펌 제품을, 다이소는 관련 제품 30여 종과 29종의 미용 가위, 5000원짜리 바리깡까지 선보이며 셀프 미용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있다.

“머리카락 정도는 스스로 관리할 수 있다”는 인식이 젊은 층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하는 배경이다.

반면 기존 미용업계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행정안전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1만 3292곳의 미용업소가 폐업했으며, 올해 들어서도 그 수가 8000곳을 넘어섰다.

업계에서는 “단순히 머리를 자르는 기능만으로는 생존하기 어려운 시대”라며 “차별화된 서비스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생존의 조건이 됐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동네 미용실 간판에 적힌 ‘커트 5000원’이라는 문구가 아련한 추억이 된 지금, 소비자들은 여전히 멋을 추구하지만 그 방식은 달라지고 있다.

저렴하고 손쉬운 ‘셀프 미용’이 떠오르며 미용실은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 머리 자르는 일이 시장 판도를 흔드는 변수로 부상한 만큼, 변화의 기로에 선 업계가 어떤 생존 전략을 찾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