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우르르’ 몰려오더니 “한국 다 망하게 생겼다”…예견된 위기에 ‘발칵’

알리·테무 ‘초저가 공습’에 한국 온라인 시장 흔들
K뷰티·패션 역직구 급감, 대중 무역적자 사상 최대
전문가 “이젠 가격 아닌 신뢰로 승부 걸 때”

중국의 초저가 공세가 한국 온라인 시장의 균형을 흔들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같은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이 ‘싼 맛’과 ‘빠른 배송’으로 무장해 소비자의 클릭을 휩쓸면서, 한국의 대중(對中) 온라인 무역수지는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한국 소비자들은 점점 더 중국으로부터 물건을 사들이고 있지만, 반대로 중국으로의 판매는 눈에 띄게 줄고 있다. 마치 수도꼭지는 활짝 열려 있는데 배수구는 막혀 있는 모양새다.

“반값·무료배송의 유혹”…중국 직구, 한국 온라인 시장 삼켰다

올해 3분기, 중국발 직구 금액은 전체 해외직구의 절반을 넘었다. 저가 전자기기나 생활용품이 대표적이다. 클릭 한 번이면 무료배송에 반값 할인, 여기에 SNS 광고가 결합되니 지갑이 쉽게 열린다.

반면 같은 기간 한국 제품의 중국 판매액은 6년 전보다 80% 가까이 줄었다. 한때 ‘K뷰티’와 ‘K패션’으로 활황이던 역직구 시장은 이제 기억 속으로 사라지고 있다.

중국 플랫폼의 무기는 명확하다. ‘가격’과 ‘기발함’이다. 수천 개의 유사 제품 중에서도 소비자 시선을 잡아끄는 색상과 콘셉트를 끊임없이 쏟아낸다.

한국 플랫폼이 여전히 브랜드 이미지와 품질 중심의 전략에 머무는 사이, 중국은 ‘재미로 구경하다가 덜컥 구매하는’ 경험을 완성시켰다. 클릭과 결제 사이의 장벽이 사라진 것이다.

품질 면에서도 예전의 ‘싼 게 비지떡’ 공식은 통하지 않는다. 중국 제조업의 기술력은 빠르게 높아지고, 대규모 생산을 기반으로 한 가격 경쟁력은 여전히 막강하다.

한국 제품이 프리미엄 이미지에 의존하는 동안, 중국은 ‘적당히 괜찮은 품질에 믿을 수 없을 만큼 저렴한 가격’으로 대중 시장을 장악했다.

한한령 완화 조짐에 ‘숨통’…중국 시장, 다시 노려야 할 때

정책적 변수도 있다. 한류 제한 조치 이후 한국 기업의 콘텐츠 수출길은 좁아졌다. 단순히 가격 문제가 아니라 접근 자체가 어려워진 것이다.

다만 최근 한한령 완화 기대가 커지면서 분위기는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규제가 풀린다면 온라인 수출의 활로가 다시 열릴 가능성도 있다.

전문가들은 이제 ‘싸게 팔기’보다 ‘다르게 팔기’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한다. 품질과 신뢰, ESG 기준을 충족하는 지속 가능한 제품이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중국이 가격으로 승부한다면, 한국은 경험과 신뢰로 경쟁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지금의 흐름은 단순한 점유율 싸움이 아니다. 소비 습관과 브랜드 인식, 무역 구조까지 뒤흔드는 거대한 변화다. ‘초저가의 유혹’은 여전히 강력하지만, 이대로 가면 한국 전자상거래 산업은 더 깊은 수렁에 빠질 수 있다. 늦기 전에 전략을 다시 세워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