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판매 부진 S·X 단종… 옵티머스 생산 위해 라인 전환
‘1억대’ 플래그십 공백… 제네시스 GV90·기아 EV9 GT에 호재
“자율주행·로봇 올인” 머스크 승부수… 프리미엄 시장 무주공산 되나

테슬라의 ‘상징’이자 전기차 시대를 열었던 플래그십 세단 ‘모델 S’와 SUV ‘모델 X’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일론 머스크 CEO가 두 모델의 단종을 공식화하면서, 글로벌 럭셔리 전기차 시장에 거대한 지각변동이 예고됐다.
업계에서는 이번 결정이 현대차그룹, 특히 제네시스 브랜드에 뜻밖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억 원이 넘는 고가 전기차 시장에서 강력한 경쟁자가 스스로 링을 떠났기 때문이다.
“로봇 만들 공간 필요해”… 13년 만에 퇴장
최근 소식에 따르면, 테슬라는 2026년 말까지 모델 S와 모델 X의 생산을 중단한다. 두 모델이 차지하던 공장 라인은 테슬라의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를 연간 100만 대 생산하는 기지로 전환될 예정이다.

표면적인 이유는 판매 부진이다. 모델 S와 X는 지난해 판매량이 전년 대비 각각 52.6%, 34.2% 급감하며 ‘돈 먹는 하마’로 전락했다.
머스크는 “이제 명예롭게 퇴역시킬 때가 됐다”며 자율주행과 로봇이라는 미래 비전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제네시스·기아, ‘무주공산’ 된 1억 시장 노린다
테슬라의 퇴장은 현대차그룹에겐 기회다. 모델 S와 X가 점유하고 있던 ‘1억 원대 럭셔리 전기차 수요’가 시장에 쏟아져 나오기 때문이다.
가장 큰 수혜가 예상되는 곳은 제네시스다. 제네시스는 곧 초대형 전기 SUV ‘GV90’ 출시를 앞두고 있다. 모델 X가 사라진 대형 전기 SUV 시장에서 GV90은 벤츠 EQS SUV 외에는 마땅한 적수가 없는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

기아 역시 고성능 전기차 ‘EV6 GT’에 이어 대형 SUV ‘EV9’의 고성능 버전(GT) 출시를 준비 중이다. 모델 X의 퍼포먼스를 선호하던 소비층을 흡수할 수 있는 좋은 타이밍이다.
“테슬라 프리미엄 이미지 타격 불가피”
전문가들은 테슬라가 ‘보급형(모델 3·Y)’에만 집중하고 플래그십을 포기함으로써 브랜드 이미지가 하락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벤츠나 BMW가 S클래스와 7시리즈를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브랜드의 ‘품격’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테슬라가 프리미엄 라인업을 비운 사이 제네시스가 GV90이나 마그마 브랜드로 ‘럭셔리 전기차’ 이미지를 선점하면 시장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테슬라가 떠난 빈자리는 과연 누가 채우게 될까. ‘로봇’을 선택한 테슬라와 ‘자동차’에 집중하는 현대차의 엇갈린 운명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새로운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