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동차의 본고장 유럽 시장에서 콧대 높은 현지 소비자들을 홀린 중국 자동차의 반란이 심상치 않다.
특히 과거 영국의 국민차 브랜드였으나 지금은 중국 자본에 인수된 엠지(MG)의 무서운 성장세가 한국 자동차 업계에 강력한 경고장을 날리고 있다.
최근 중국 상하이자동차(SAIC) 산하의 MG는 유럽과 영국 시장에서 누적 판매량 100만 대를 돌파하는 대기록을 썼다.
유럽에 진출한 수많은 중국 자동차 브랜드 중에서 100만 대 고지를 밟은 것은 MG가 역사상 처음이다.
50만 대 현대차 쫓는 30만 대 MG의 ‘폭풍 성장’

현재 유럽 자동차 시장에서 MG가 보여주는 판매 수치와 성장 속도는 그야말로 경이로운 수준이다.
지난 2025년 한 해 동안 MG는 유럽에서 무려 30만 대 이상을 판매하며 전년 대비 30%에 가까운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했다.
이는 전체 유럽 시장에서 16위에 해당하는 성적으로, 중국 브랜드 중 유일하게 전체 판매 순위 톱 20위권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반면 현대자동차 단일 브랜드는 유럽에서 연간 약 53만 대 수준의 판매량을 유지하며 시장 점유율 방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물론 아직 절대적인 판매량에서는 현대차가 우위에 있지만, 유럽 전체 자동차 시장이 역성장하는 가운데 거둔 MG의 30% 성장률은 현대차의 턱밑을 서늘하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심지어 2025년 상반기에는 MG가 15만 3천 대를 팔아치우며, 유럽 내에서 테슬라의 반기 판매량을 사상 처음으로 추월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무늬는 영국차, 가격은 중국산… 완벽한 현지화 위장술
MG가 유독 유럽 시장에서 승승장구하는 가장 큰 비결은 철저한 현지 맞춤형 위장술에 있다.
비야디(BYD) 같은 다른 중국 자동차들이 낯선 브랜드 이름으로 유럽의 높은 심리적 장벽에 부딪히는 것과는 상황이 전혀 다르다.

MG는 1924년 설립된 영국의 전통 있는 엠블럼과 고유의 헤리티지를 아주 적극적으로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
실제로 영국은 MG의 누적 판매량 100만 대 중 무려 38만 대 이상을 소화해 낸 최대 핵심 시장으로 꼽힌다.
소비자들은 익숙하고 향수를 자극하는 MG 브랜드를 보며 중국산이라는 거부감 없이 기꺼이 지갑을 열고 있다.
여기에 중국 거대 자본이 만들어낸 압도적인 부품 원가 절감 능력이 더해지면서, 유럽 경쟁 차종들을 압살하는 훌륭한 가성비를 완성해 냈다.
현대차의 ‘고급화’ vs MG의 ‘가성비 하이브리드’ 폭격

유럽 시장을 공략하는 두 회사의 전략도 완전히 다른 길을 걷고 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시리즈 등 상품성이 뛰어난 전용 전기차와 투싼, 스포티지 같은 고부가가치 SUV를 앞세워 브랜드 이미지를 고급화하고 수익성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반면 MG는 전기차 라인업에 더해 현지 소비자들이 최근 가장 원하는 가성비 하이브리드 시장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실제로 지난해 MG의 하이브리드 플러스 라인업은 무려 13만 9천 대가 팔리며 전년 대비 300%라는 폭발적인 판매 증가율을 보였다.

비싼 최신형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는 유럽 서민들에게 저렴한 가격표를 단 MG의 하이브리드 모델들이 완벽한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MG의 성공은 단순한 저가 공세가 아니라 유럽인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브랜드 파워와 중국의 압도적인 제조 능력이 결합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어 유럽에서 어렵게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한 현대차가 싼값을 앞세운 중국산 하이브리드 모델들의 파도에 어떻게 맞설지 새로운 전략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