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한 새 아파트인데 “상상도 못했다”, “집주인들 날벼락”…서울 한복판서 벌어진 일

아파트 옥상에 군사 시설 설치
군사 기밀이라 사전 고지 불가
초고층 건물 증가로 갈등 불씨 여전
방공 진지
비호 복합 / 출처 : 연합뉴스

서울의 한 고층 아파트가 군사 시설로 인해 논란에 빠졌다.

해당 아파트는 재개발을 통해 조성되는 과정에서 인허가 조건으로 ‘군사시설 설치’가 붙었는데 아파트 주민들은 사전 고지 없이 대공 방어시설이 일방적으로 지어지고 있다며 구청 측에 항의 했다.

이에 대해 조합 측은 “군사 시설은 보안 대상이라 구청이나 군에서도 분양공고에 포함하라는 지침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서울시가 초고층 정비 사업을 다수 추진하는 만큼 앞으로도 이러한 문제는 계속해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법적 의무와 보안으로 인한 딜레마

방공 진지
방공 진지 / 출처 : 연합뉴스

서울은 군사 기지 및 군사 시설 보호법에 따라 전 지역이 대공 방어 협조 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이에 따라 대공 방어 협조 구역 내에서 위탁 고도(77~257m) 높이로 건축되는 건물은 군으로부터 건축 허가를 받게 되어 있다.

이번에 논란이 발생한 아파트는 2020년 건축 심의 과정에서 수도방위사령부로부터 단지 설계상 군이 허용하는 건축 높이를 초과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군은 아파트 건설 조합에 재설계를 통해 건축물 높이를 낮추거나 군사 시설을 설치할 것을 요구했으며 조합은 군사 시설 설치를 수용하면서 건축 심의를 통과했다.

그런데 2022년 실시한 입주자 모집 공고에서는 이러한 사실을 사전에 고지하지 않아 뒤늦게 논란이 발생하고 있다. 일부 입주민은 군사 시설의 철거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으며 조합 측은 군사 기밀 사항이라 사전에 고지할 수 없었다는 의견을 밝혔다.

서울 곳곳에 숨어 있는 방공 진지

방공 진지
발칸포 / 출처 : 연합뉴스

현재 서울 내에는 해당 아파트처럼 방공 진지가 설치된 고층 건물이 일부 존재한다.

수도방위사령부는 북한의 소형 무인기 침투 등에 대비해 대공포를 비롯하여 신궁 지대공 미사일 등 군사 장비를 설치하여 방공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한국군은 레이저 무기와 안티 드론 장비 등을 방공 진지에 도입함으로써 수도 서울을 적의 무인기 등으로부터 안전하게 보호할 전망이다.

방공 진지
신궁 지대공 미사일 / 출처 : 연합뉴스

당초 한국은 2010년대 초반을 기점으로 빌딩 옥상에 설치된 방공 시설을 모두 철수할 계획이었으나 여전히 일부 빌딩에는 이러한 군사 시설이 설치되어 있으며,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유수의 빌딩들도 여기에 포함되어 있다.

초고층 시대의 변화로 갈등 불씨 다수

방공 진지
발칸포 / 출처 : 연합뉴스

서울시는 지난 2023년 ‘아파트 최고 35층 룰’을 폐지하면서 초고층 정비 사업을 다수 추진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이번 사건과 비슷한 갈등 사례가 더 많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서초구와 도봉구 등 다른 지역의 아파트도 정비 설계 과정에서 방공 시설 조성을 요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방사 관계자는 “대공 방어 협조 구역은 관계 법령에 근거하여 서울 시민의 재산과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설정한 지역으로 군의 작전 활동을 위해 일부 단지에 군사 시설이 설치되는 점에 대해 양해와 지지를 구한다”고 입장을 드러냈다.

다만 일부 법조인은 “기밀 시설이 분양 공고에 없다고 해서 계약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면서도 “군사 기밀로 취급하려면 그에 준하는 명확한 지침이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며 미흡한 부분을 지적하기도 했다.

Copyright ⓒ 더위드카.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36

  1. 아무리 그래도 서울인데… 대한민국의 모든 것이 절반 이상 모여있는 서울인데 이정도는 해야지. 거기도 근무지라서 군인들 아래층으로는 내려오지도 못하고 특수 상황 아니면 불편할 것도 없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