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철수설 논란인 GM
美는 40억달러 투자 결정
트럼프 관세 정책에 화답

한국 철수설에 휘말린 제너럴모터스(GM)가 미국 투자를 대폭 늘리겠다고 나섰다.
GM이 향후 2년간 무려 40억달러(한화 약 5조5천억원)을 쏟아부어 미국 내 생산 기반을 확대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에 발맞춘 것으로 자국 내 생산을 확대하겠다는 강력한 관세 정책에 적극 화답하는 모습이다.
멕시코 생산 차량도 본토로 돌린다

GM은 이번 대규모 투자로 미시간주와 캔자스주, 테네시주에 위치한 공장들의 생산 능력을 대폭 늘린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연간 200만대 이상의 차량을 미국에서 직접 생산할 계획이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현재 멕시코에서 만들고 있는 쉐보레 블레이저와 쉐보레 이쿼녹스 등 주력 모델들을 미국 내 2개 공장으로 옮겨온다는 점이다.
그동안 비용 절감을 위해 해외로 빼돌렸던 생산 라인을 다시 본토로 되돌리는 셈이다. 이는 ‘국내 생산으로의 복귀’라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기조와도 일치한다.

메리 바라 GM 최고경영자는 이날 발표에서 “미국의 제조업 전문성이 자동차 산업의 미래를 이끌 것이라며 “미국에서의 차량 생산과 일자리 창출에 대한 지속적인 의지를 보여주는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관세 정책에 발 빠른 대응

GM의 이번 투자 결정은 트럼프 행정부의 강력한 자동차 관세 정책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동차 제조 시설을 미국으로 되돌리겠다며 외국산 자동차와 부품에 25%의 높은 관세를 부과했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4월부터 수입 자동차에 25% 관세를 매기기 시작했고, 지난달부터는 자동차 부품까지 관세 대상을 확대했다. 이 같은 압박 속에서 GM은 신속하게 본국 투자 확대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이는 한국 완성차 업체들이 25% 관세로 인해 미국 시장에서의 입지 축소를 우려하며 전전긍긍하는 상황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한국 시장에는 어떤 영향 줄까

한편 GM의 미국 투자 확대가 한국 사업 철수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한국 내 우려는 여전히 존재한다. 한국GM의 경우 이미 오랜 기간 구조조정과 생산 축소를 반복해왔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발표가 미국 중심 전략을 강화하는 차원이라면, 한국GM이 중장기적으로 어떤 위치를 차지할지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철수라기보다는 미국 본토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는 행보로 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국내 업계 관계자는 “이번 투자 발표는 한국 사업 철수를 직접적으로 언급한 것이 아니다”라며 “오히려 미국 내에서 제조 기반을 지키기 위한 수순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즉, 불안이 앞섰던 한국GM 철수설은 한발 물러서게 됐지만, GM의 미국 편중 전략이 장기적으로 한국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더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