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히 아는 소비자 14% 불과
차량 구매자 중 27%만 확인
수입차 구매 시 더 많은 활용

운전자를 위해 안전한 차량을 개발하자는 ‘신차 안전도 평가 프로그램’이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신차 안전도 평가 프로그램(NCAP)는 충돌안전성, 보행자 보호. 첨단 안전장치 성능 등 표준화된 지표를 통해 각 차량의 안전도를 평가한다.
그러나 해당 제도를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으며 차량 구매 시에도 이를 참고하는 경우가 적어 제도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차량을 구매하는 기준에 있어 안전만큼 중요한 것이 없는 만큼 소비자가 해당 제도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차량 구매에 참고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유명무실한 자동차 안전 평가 제도

NCAP는 ‘New Car Assessment Program’의 줄임말로, 새로 출시되는 자동차의 충돌 안전성을 시험해서 등급을 매기는 평가 프로그램이다.
정부나 공공기관이 주도하는 자율적 평가로, 자동차 회사들이 더 안전한 차를 만들도록 유도하고 소비자들에게는 올바른 선택 기준을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다.
하지만 자동차 리서치 전문기관에서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NCAP를 들어본 적이 있는 사람은 42%에 불과하였다. 다만 제도에 대한 설명을 듣고 나서는 상황이 달라졌다. 처음에 ‘NCAP를 모른다’고 했던 사람 중 21%가 “이름은 몰랐지만 그런 제도가 있다는 건 알고 있었다”고 답변을 바꿨다.

게다가 또 다른 문제는 NCAP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는 소비자가 극히 드물다는 점이다. 설문 조사 과정에서 ‘NCAP를 알고 있다’고 답한 42%의 응답자 중에서도 제도에 대한 설명을 본 후 “내가 알던 것과 완전히 같다”고 답한 사람은 고작 14%에 그쳤다.
반면 ‘일부만 알고 있었다’는 답변이 28%로 두 배나 많았다. 결국 실질적으로 10명 중 8명 이상은 신차 안전도 평가 프로그램에 대해 제대로 모르고 있는 셈이며 이러한 설문 조사 결과는 NCAP가 유명무실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아직 남아있는 개선의 여지

차량 구매를 고민하는 다수의 소비자가 NCAP를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하지만 그래도 아직은 개선의 여지가 남아있다. 설문 조사에 참여한 응답자 중 현재 보유 중인 차량을 구매할 때 NCAP 등급을 확인해 본 사람은 27%에 머물렀다.
하지만 자동차 구입 전 NCAP 등급을 확인한 응답자 중 75%는 해당 지표가 차량 선택에 영향을 주었다고 답변했으며 전체 응답자 중 82%는 향후 차량 구입 시 NCAP 등급이 중요하다는 답변을 남겼다.
이러한 설문조사 결과는 NCAP가 자동차 소비자들의 선택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적극적인 홍보 등을 통한 개선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수입차 구매자들이 더 꼼꼼하다

이번 조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결과는 수입차 이용자와 국산차 이용자 간의 차이였다. 수입차를 타는 사람들은 차를 살 때 NCAP 등급을 확인한 비율이 40%로, 국산차 이용자의 24%보다 훨씬 높았다.
NCAP 자체를 알고 있는 비율도 53%로 국산차 이용자의 40%를 앞섰다. 이는 유럽, 미국 등 NCAP가 보편화된 국가에서 수입된 차량 모델은 NCAP 정보가 주요 마케팅 자료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교통안전공단이 운영하는 KNCAP 홈페이지의 평가 결과를 확인해 보면 국산차가 수입차보다 전반적으로 높은 등급을 받고 있음에도 정작 국내 브랜드는 이를 적극적으로 마케팅에 활용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두고 자동차 업계 관계자들은 안전한 차량 개발을 유도하고 소비자에게 올바른 선택 기준을 제시한다는 KNCAP의 취지를 살릴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