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서버 폭발열에 냉각 기술 주목
LG, 조직 개편·MS 협력으로 판 키운다
연 50조 시장…액침냉각이 차세대 해법

AI가 몰고 온 기술의 파도는 이제 냉각 기술에까지 도달했다.
고성능 반도체가 실시간으로 막대한 데이터를 처리하는 데이터센터에서는, ‘열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다스릴 수 있는지’가 핵심 경쟁력으로 떠올랐다. LG전자는 바로 이 지점에 주목했다.
“열이 AI의 발목을 잡는다”… 냉각 기술이 핵심 인프라로
최근 LG전자는 데이터센터 냉각 솔루션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명확히 설정하고, 본격적인 사업 확대에 나섰다. 단순한 신사업 진입이 아니다.
수십 년간 쌓아온 냉난방공조(HVAC) 기술과 글로벌 B2B 시장 경험을 바탕으로, 고발열 AI 인프라의 문제를 정면으로 해결하려는 전략적 행보다.

AI 데이터센터는 일반 데이터센터보다 평균 2.5배 이상 많은 전력을 사용하며, 그만큼 더 많은 열을 발생시킨다. 이 열을 효과적으로 제어하지 못하면 서버 성능 저하, 장비 고장, 운영비 급증 같은 문제가 발생한다.
실제로 데이터센터 전력 사용량의 최대 절반이 냉각에 쓰일 정도로, 열 관리는 운영의 핵심 요소다.
시장도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들은 데이터센터 냉각 시장이 2030년대 초반 5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액체를 활용한 차세대 냉각 기술은 연 30% 이상 고속 성장 중이다. 기존의 공랭 방식으로는 감당이 어려운 AI 전용 센터들에서, 액체 냉각·액침 냉각 기술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LG, ‘AI 냉각’ 겨냥해 조직 재편… 본격적인 판 키운다

LG전자는 이 시장을 정조준했다. 공조사업을 가전 부문에서 분리해 ‘ES사업본부’로 독립시키고, 냉각 기술 개발에 전방위로 투자하고 있다.
냉각수 순환 장치(CDU), 비전도성 액체를 활용한 액침 냉각 등 다양한 고효율 기술 실증을 추진 중이며, 마이크로소프트와의 협력을 통해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냉각 인프라 사업에도 발을 들였다.
데이터센터 냉각은 전체 AI 산업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만 보면 제한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그 기능은 본질적이다. 수백조 원 규모의 AI 인프라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에너지 효율성을 좌우하는 필수 기술이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이 분야에서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빠르게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AI가 불러온 다음 전장은 ‘열’이며, 그 해답을 준비해온 LG가 지금 그 중심으로 향하고 있다. 새로운 가능성의 문이 열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