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건비 이어 재료비까지 “대체 어쩌라는 거냐”…자영업자들 ‘울상’

자영업자, 식재료값 폭등에 ‘멘붕’
환율·인건비 상승에 버틸 재간 없다
가격 올릴까 말까… 끝없는 생존 고민

서울 마포구에서 한식주점을 운영하는 A씨는 최근 몇 달째 고민에 빠져 있다. 배추, 밀가루, 고등어, 홍합, 단무지까지 거의 모든 식재료 가격이 줄줄이 올랐다.

여기에 전기요금과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 부담까지 커졌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씀씀이가 줄어든 상황에서 섣불리 가격을 올릴 수도 없어, 자영업자들은 재료비와 인건비 상승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3고’에 환율까지… 자영업자, 탈출구가 안 보인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3고(고환율·고금리·고유가) 현상’도 자영업자들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 필수 식재료 가격이 10~20% 이상 상승한 데다, 원·달러 환율도 1,400원대를 유지하면서 추가 인상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수입 식자재 의존도가 높은 업종일수록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일부 자영업자들은 어쩔 수 없이 메뉴 가격을 조금씩 올리고 있지만,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매출 회복은 더딘 실정이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와 한국은행이 신중한 금리 정책을 유지하면서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금리가 내려가더라도 환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식재료 수입 가격이 여전히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결국 금리 인하가 자영업자들에게 당장의 해결책이 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격 인상 vs. 손님 감소… 끝없는 생존 딜레마

서울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B씨는 “작년 말부터 매출이 반토막이 나 임대료와 인건비 감당도 어려운 수준”이라며 “직원 월급을 올려주는 것도 부담스럽다”고 토로했다.

자영업자들은 가격 인상을 고민하면서도, 손님이 줄어들까 두려워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환율이 계속 오르면 식재료 비용이 더 상승할 가능성이 크고, 자영업자들의 가격 인상 고민도 길어질 것이라고 진단한다.

한편 업계 관계자는 “올해도 가격 상승과 금리 변동성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결국 자영업자들은 메뉴 구성, 원가 절감, 마케팅 전략 등을 총동원해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상황은 녹록지 않지만, 자영업자들은 오늘도 장부를 들여다보며 최선의 선택을 고민하고 있다. “가격을 올려야 하나, 말아야 하나’ 끝없는 고민 속에서도 가게 불은 여전히 꺼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