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샀어야 됐는데”… 10년 새 땅값 폭등한 ‘이곳,’ 어디길래?

공장지대에서 세계적 명소로
땅값 두 배 뛴 성수동
연 3천만명 찾는 핫플레이스

한때 쇠락한 공장지대였던 성수동이 이제는 연간 3천만 명이 찾는 서울 최고의 핫플레이스로 거듭났다.

성동구가 26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성수동은 사업체 수 78% 증가, 종사자 수 51% 증가, 카드 매출 274% 급증 등 눈에 띄는 성장을 이뤘다. 공시지가는 평방미터당 321만 원에서 680만 원으로 두 배 넘게 뛰었다.

성수동은 어떻게 극적인 성장을 이뤄낼 수 있었을까.

재개발 대신 도시 재생을 선택한 결과

성동구는 2014년 대규모 재개발 대신 도시 재생의 길을 선택했다. 지역의 고유한 정체성을 보존하면서도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한 전략이 통했다.

성동구 관계자는 “붉은 벽돌 건물을 활용해 카페와 갤러리, 공방 등으로 재탄생시킨 전략이 성수동만의 특별한 분위기를 만들어냈다”고 설명했다.

한국관광데이터랩 자료를 보면 성수동을 찾은 내국인 방문객은 2018년 1993만명에서 2024년 2620만명으로 늘어났다. 여기에 외국인 방문객까지 합치면 지난해에만 약 3천만명이 이곳을 다녀갔다.

방문객들의 지갑이 열리면서 카드 매출액은 2014년 637억원에서 2024년 2384억원으로 급증했다.

기업들이 앞다퉈 몰려든 이유

사람이 모이자 기업들도 성수동으로 향했다. 전국사업체조사에 따르면 성수동 내 사업체는 2014년 1만751개에서 2023년 1만9200개로 늘어났다. 종사자 수도 8만2747명에서 12만4923명으로 증가했다.

무신사, SM엔터테인먼트, 크래프톤 등 대기업들이 본사를 이전해오면서 젊은 인재들의 유입이 활발해졌다. 저렴한 임대료와 넓은 공간을 활용한 팝업스토어와 체험형 매장들이 MZ세대를 사로잡았다.

이런 변화는 세수 증대로도 이어졌다. 법인 관련 소득세는 2014년 3727억원에서 2024년 1조588억원으로 184% 뛰었다.

세계가 인정한 ‘한국의 브루클린’

성수동의 변화는 국제적으로도 인정받았다. 영국의 여행문화잡지 ‘타임아웃’은 성수동을 ‘세계에서 가장 멋진 동네’ 4위로 선정했다. ‘한국의 브루클린’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글로벌 관광객들의 필수 코스로 자리잡았다.

성동구는 성수동의 2024년 경제적 가치를 1조5497억원으로 평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10년 전의 3.5배 수준이다. 구는 향후 연간 1조원 이상의 경제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발표했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성수동은 사람이 모여야 기업이 모이고 지역이 성장한다는 새로운 도시 성장 모델을 보여준 성공사례”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