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서 10월에 큰일이 벌어진다?”…전 세계가 벌써 주목하는 이유

북한, 한미회담 직후 반발
트럼프 “김정은 만나고 싶다”
10월 APEC서 북미회담 가능성

한미정상회담이 끝나자마자 북한이 보인 묘한 반응과 트럼프 대통령의 적극적인 대북 메시지가 맞물리면서, 오는 10월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가 새로운 변곡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북한의 계산된 침묵과 선택적 분노

북한이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 다음 날 발표한 논평은 여러 면에서 의미심장했다.

조선중앙통신은 27일 ‘비핵화 망상증에 걸린 위선자의 정체가 드러났다’는 제목으로 이 대통령을 겨냥했지만, 정작 한미정상회담 자체나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언급은 일절 없었다.

북한의 분노는 이 대통령이 지난 25일 워싱턴 D.C.의 전략국제문제연구소에서 한 연설에 집중됐다.

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한반도의 평화 정착과 비핵화를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힌 부분을 북한은 “아직도 헛된 기대를 점쳐보는 너무도 허망한 망상”이라고 비난했다.

주목할 점은 북한이 메시지의 강도를 조절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이 대통령을 향해 “위선자”, “놀아댄 추태” 등 거친 표현을 썼지만, 고위 당국자나 공식 기구 명의가 아닌 관영매체 논평으로 발표했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한미정상회담 당일 평양을 떠나 지방을 찾아 ‘민생’을 챙기는 행보를 보인 것도 의도적인 것으로 해석된다. 노동신문은 김 총비서가 190여 일 만에 완공된 낙원군 바닷가 양식사업소를 방문했다며 현지지도 날짜를 26일로 명시했다.

“연내 김정은 만나고 싶다” 트럼프의 적극 신호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는 북한으로서는 무시하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그는 10월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에서 김정은 총비서를 만나는 것이 어떠냐는 이 대통령의 제안에 “연내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를 만나고 싶다”며 호응했다.

더 나아가 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을 ‘피스메이커’로 만들어 달라며 평양에 ‘트럼프 월드’를 건설해 골프를 칠 수 있게 해달라고 제안한 것에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미국 워싱턴의 한반도 문제 전문가인 앤드루 여 브루킹스연구소 한국 석좌는 26일 연합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김정은이 한미정상회담 결과를 분석하고 트럼프의 대화 의지를 확인한 상황에서 북미정상회담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여 석좌는 “김정은이 트럼프와의 만남에 문을 열어두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가 적절한 기회를 모색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10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계기에 북미정상회담이 열릴지는 미지수라고 전망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은 “트럼프의 러브콜에 북한이 즉각 반응하지 않은 것은 내부적으로 정상회담 내용을 검토하고 대응을 준비하는 과정으로 보인다”며 “대외적으로는 미국이 말뿐이 아닌 대북 적대시 정책 폐기 조치를 내놓는지 지켜보겠다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10월 경주, 새로운 전환점 될까

북한의 입장에서는 당장 북미, 남북 대화를 상정하지 않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관련 사안에 보인 큰 관심을 간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상 갑작스럽게 대북 접촉 시도 등을 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도 지난달 말 담화에서 김 총비서와 트럼프 대통령과의 친분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여 석좌는 김정은이 러시아와의 관계를 중시하면서도 우크라이나-러시아 간 휴전 합의 여부,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간 관계 개선 등을 지켜보고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김 위원장 입장에서 트럼프를 만나는 데 큰 관심을 가질 수 있다”면서도 “2019년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을 생각할 수도 있고 트럼프 이후의 북미관계까지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에서 북미정상 회동 가능성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제로는 아니지만 김정은이 트럼프에게 반응하기로 결단하기 전에 조금 더 기다릴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북한이 지난해 5월 한중일 정상회의 직후 ‘한반도 비핵화’ 표현이 공동선언에 담기자 약 두 시간 만에 외무성 대변인 담화로 “엄중한 정치적 도발”이라고 반발했던 것과 달리, 이번 한미정상회담에는 ‘비핵화’ 표현이 직접 등장하지 않아 북한이 반응을 아끼는 것일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반도를 둘러싼 이 모든 변수들이 오는 10월 경주에서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 독자 의견 결과

10월 APEC 회의, 한반도 평화의 변곡점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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