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나타보다 잘 팔리네”…해외에서 불티나는 한국차, 의외의 정체에 ‘깜짝’

현대차·기아, 美 친환경차 누적 150만 대 돌파
투싼 하이브리드 인기, 19종 라인업 확장 결실
日 독주 깨고 美 친환경차 시장 새 균형 주도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미국에서 친환경차 누적 판매 150만 대를 돌파했다. 2011년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K5 하이브리드로 첫발을 내디딘 이후 14년 만이다.

10여 년 전만 해도 생소했던 하이브리드와 전기차가 이제는 두 브랜드의 성장을 이끄는 주력으로 자리 잡은 셈이다.

미국 시장 뒤흔든 ‘투싼 하이브리드 돌풍’…150만 대 성장 견인

두 회사의 판매 곡선을 보면 속도감이 뚜렷하다. 2022년에 50만 대를 넘긴 뒤 불과 2년 만에 100만 대를 달성했고, 다시 2년이 채 되지 않아 150만 대 고지에 올랐다.

판매량은 2021년 10만 대를 처음 넘은 이후 매년 가파른 상승세다. 올해도 7월까지 이미 22만 대를 기록해 역대 최고 실적 갱신이 예상된다.

특히 주목할 점은 어떤 모델이 소비자 마음을 사로잡았는가다. 미국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친환경차는 투싼 하이브리드로, 출시 4년 만에 19만 대에 가까운 판매고를 올렸다.

그 뒤를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아이오닉 5가 잇고 있다. 기아 역시 니로 하이브리드가 18만 대 이상 팔리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이 흐름은 단일 모델의 히트가 아니라 브랜드 전반의 라인업 확장이 이뤄낸 성과다. 실제로 두 회사는 2011년 두 차종으로 시작했던 친환경차 라인업을 현재 19종까지 넓혔다.

판매 비중의 변화도 눈에 띈다. 지난해 처음으로 미국 내 전체 판매량의 20%를 친환경차가 차지했고, 올해는 그 비중이 더 커졌다.

이는 단순히 숫자의 성장이 아니라 시장의 무게중심이 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통적 내연기관 중심의 브랜드 이미지에서 벗어나, 친환경 기술을 앞세운 경쟁자로 다시 자리매김한 것이다.

제네시스, BMW·벤츠 제치고 1위…한국 기술력 글로벌 무대서 입증

이 같은 성과는 한국 자동차 기술력이 글로벌 무대에서 다시금 존재감을 확인한 장면이기도 하다.

얼마 전 미국 시장조사업체 J.D.파워의 기술 경험 지수 조사에서 제네시스가 BMW와 메르세데스를 앞지르며 전체 1위를 차지한 사례가 있다.

현대차·기아의 판매 확대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읽힌다. 단순히 차를 많이 팔았다는 의미를 넘어, 첨단 기술과 상품성을 동시에 인정받았다는 것이다.

앞으로의 행보도 예고돼 있다. 현대차는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를, 기아는 준중형 전기 세단 EV4를 미국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SUV와 세단, 하이브리드와 전기차를 아우르는 전방위 전략이다.

결국 현대차와 기아는 미국에서 친환경차 시장의 주요 세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과거 일본 브랜드가 독주하던 영역에서 새로운 균형이 만들어지고 있는 셈이다.

앞으로 어떤 경쟁 구도가 펼쳐질지, 또 어떤 신차가 시장을 흔들지 기대가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