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한 해 동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정부에 납부한 법인세가 약 8조5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5배 이상 폭증한 수치다. AI 반도체 호황이 단순한 실적 개선을 넘어 국가 재정 구조까지 흔들고 있다는 신호다.
3월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조8,427억원, SK하이닉스는 5조6,280억원의 법인세를 납부했다. 전년(2024년) 대비 각각 167.4%, 1,900.4% 증가한 금액이다.
특히 SK하이닉스의 경우 법인세가 2,813억원에서 5조6천억원대로 수직 상승하며, HBM(고대역폭메모리) 중심의 수익 구조 전환이 실제 세수로 입증됐다.
이 같은 법인세 폭증은 2025년 양사의 영업이익이 각각 43조6천억원, 47조2천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데 따른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연간 매출과 영업익 모두 신기록을 세웠고, 삼성전자는 연간 최대 매출을 경신했다. 4분기에는 양사가 나란히 분기 최대 실적을 찍으며 상승 곡선의 가속도가 붙고 있다.
범용에서 특수로… 수익 구조의 질적 전환

법인세 급증의 이면에는 제품 포트폴리오의 구조적 변화가 자리한다. SK하이닉스의 경우 범용 메모리에서 HBM 등 고부가가치 특수 제품으로 완전히 전환하며 영업이익률을 극대화했다.
삼성증권 이종욱 연구원은 “전 제품군 수익성이 큰 폭으로 개선되고 있고, 사실상 출하량 성장 없이도 영업 레버리지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단순한 물량 증가가 아닌 가격 결정력 강화를 의미한다. AI 데이터센터 수요가 폭발하면서 HBM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5년 동안 AI 데이터센터가 두 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이 같은 수익성 구조는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성과급 2,964%의 역설… 근로소득세도 급증

법인세와 함께 주목할 부분은 임직원 근로소득세다. SK하이닉스는 2025년 역대 최대 수준인 기본급의 2,964%를 성과급으로 지급했고, 삼성전자는 반도체 DS부문에 연봉의 47%를 지급했다. 이에 따라 양사 임직원의 근로소득세 납부액도 비례해 증가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기업들이 법인세뿐만 아니라 소속 임직원의 소득세 납부까지 늘면서 국가 재정 확충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AI 중심의 메모리 수요가 이어지는 동안 세수 기여도가 높은 수준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고액 성과급 수령자들의 소득세 누진 구간 상향 이동이 예상돼, 법인세 외에도 추가적인 세수 증대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2026년 ‘200조 영업익’ 시대의 명암

증권가에서는 2026년을 ‘슈퍼사이클의 시작’으로 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160~180조원, SK하이닉스도 대규모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일부 증권사는 삼성전자의 2026년 영업이익을 160~180조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2025년 실적의 4~5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에 따라 2026년 법인세 납부액도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4월 법인세 신고 때 일부 반영될 수 있고, 8월 중간예납에서도 세수 증가 요인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공급 과잉 우려와 글로벌 경기 둔화 위험은 여전히 변수로 남아 있다.
SK하이닉스가 2025년 3분기 순현금 포지션으로 전환하며 외부 차입 없이 자체 자금으로 대규모 설비 투자를 추진할 수 있는 재무 구조를 확보한 점도 주목된다. AI 인프라 투자가 지속되는 한,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세수 기여도는 국가 재정의 핵심 축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