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미 시장에 정식으로 간판조차 달지 않은 브랜드가 매출 8,100% 성장이라니, 내부에서도 이 정도로 폭발할 줄은 몰랐습니다.”
아모레퍼시픽이 미국 심장부에서 그야말로 ‘잭팟’을 터뜨렸다. 세계 최대 이커머스 아마존이 주최한 대규모 할인 행사 ‘빅 스프링 세일’에서 아모레퍼시픽의 전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배(201%) 이상 솟구쳤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아직 북미 시장에 공식 론칭조차 하지 않은 탈모 샴푸 브랜드 ‘라보에이치’가 8,149%의 폭발적인 성장률을 기록했다는 점이다.
‘탈중국’ 승부수 통했다…미국서 존재감 폭발
이러한 수직 상승의 배경에는 뼈를 깎는 ‘탈(脫)중국’ 전략이 있다. 과거 화장품 한류의 절대적 돈줄이었던 중국 시장은 현지 애국 소비(궈차오) 열풍과 내수 침체로 4년 만에 절반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그러나 아모레퍼시픽은 재빠르게 미국과 유럽으로 기수를 돌렸다.
실제 K뷰티 수출 통계를 보면 2021년 8억 4,000만 달러 수준이던 미국 시장 수출액은 최근 21억 8,000만 달러(약 2.6배)로 껑충 뛰며 사상 처음으로 중국을 제치고 ‘최대 수출국 1위’에 올랐다.
아모레퍼시픽의 이번 아마존 싹쓸이는 이 거대한 공급망 재편이 완벽히 통했음을 보여주는 성적표다.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브랜드의 위상도 180도 달라졌다.

국내 동네 마트나 헬스앤뷰티(H&B) 스토어에서 1~2만 원대에 쉽게 장바구니에 던져 넣던 ‘일리윤’ 바디크림이나 ‘미쟝센’ 헤어 에센스 같은 친숙한 일상템들이, 바다를 건너 미국에서는 글로벌 뷰티 매니아들이 줄 서서 찾는 오픈런 품목이 됐다.
이번 행사에서 일리윤 ‘세라마이드 아토 집중 크림’은 순식간에 4만 개 이상 팔려나가며 페이셜 보습 부문 3위를, 미쟝센 ‘퍼펙트 세럼’은 헤어 스타일링 오일 부문 1위를 꿰찼다.
따이공 버리고 직접 공략…아모레, 북미 전략 바꿨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과거 면세점에서 중국 보따리상(따이공)에 의존하던 수익 구조를 벗어나, 현지 피부과 전문의와 틱톡 인플루언서를 활용해 북미 2030 소비자를 직접 공략한 것이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단순히 K팝 연예인을 내세운 감성 마케팅을 넘어, 깐깐한 성분 분석 중심의 ‘기능성 더마(Derma)’ 제품력으로 정면 승부를 건 것이다.

성공적인 봄맞이 워밍업을 마친 아모레퍼시픽의 다음 타깃은 오는 6월 열리는 글로벌 연중 최대 할인 행사 ‘아마존 프라임 데이’다.

‘미국 최대 수출국’이라는 든든한 타이틀을 거머쥔 K뷰티가, 올여름 북미 대륙에서 또 어떤 기록적인 숫자를 써 내려갈지 유통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