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은 무조건 한국이라더니 “이젠 옛말?”… 中 역습에 ‘묘수’ 꺼내든 삼성, 무슨 일

글로벌 TV 시장의
프리미엄 영역까지 넘보는
중국 업체들의 맹추격

국내 기업들이 주력하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프리미엄 TV 시장의 성장세가 예상보다 더딘 가운데, 중국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미니 LED TV로 공격적인 확장에 나서면서 국내 업계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경기 침체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독보적인 화질에도 불구하고 가격 장벽이 높은 OLED TV가 성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가격 경쟁력 앞세운 중국 미니 LED의 공세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올해 글로벌 OLED TV 출하량이 지난해보다 7.8% 증가한 655만 대로 예상되지만, 이는 전체 TV 시장의 3.1%에 불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OLED TV는 자체 발광 소자로 뛰어난 색 재현력과 명암비를 구현하지만, 높은 제조 난이도로 가격이 비싸고 대화면 제작이 어렵다.

반면, 중국의 TCL과 하이센스 등은 LCD의 단점을 보완한 미니 LED TV를 주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미니 LED는 작은 LED 칩으로 백라이트를 촘촘히 배열해 명암비를 높인 기술로, OLED보다 대화면 제작이 쉽고 가격도 저렴하다.

이러한 가격 경쟁력으로 미니 LED TV의 판매는 크게 늘고 있다. 옴디아는 올해 미니 LED TV 출하량이 전년 대비 82.9%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조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프리미엄 TV 출하량 점유율은 삼성전자(28%), 하이센스(20%), TCL(19%), LG전자(16%) 순이다. 중국 기업들의 점유율이 상승하는 동안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점유율은 각각 하락했다.

중소형 OLED 추격에도 대비해야

대형 TV 시장에서 중국 기업들의 공세가 거세지는 가운데, TV용 대형 OLED 시장에서는 아직 국내 기업들이 주도권을 잡고 있다.

그러나 스마트폰, 태블릿 등에 사용되는 IT용 중소형 OLED 패널에서는 중국 업체들의 추격이 더욱 빨라지고 있어 경계가 필요하다.

BOE, CSOT 등 중국 기업들이 OLED 생산 라인에 대규모 투자를 시작하면서, 글로벌 OLED 시장에서 한국의 점유율은 감소한 반면, 중국은 상승했다.

산업연구원의 이준 경영부원장은 “중국은 전방위적인 보조금으로 디스플레이 글로벌 1위에 올랐다”며, 한국도 차세대 전략 분야 투자와 산업 생태계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OLED 비중 확대로 반격 모색

중국의 저가 LCD 패널 공세에 맞서, 국내 기업들은 기술적 우위를 가진 OLED 비중을 확대하는 쪽으로 전략을 선회하고 있다.

특히 LCD 패널 공급망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자, 삼성전자는 LG전자와의 협력을 통해 OLED TV 판매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는 그동안 OLED TV 판매에 소극적이었던 삼성전자가 중국의 LCD 가격 경쟁력 심화에 대응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방향을 전환한 것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리서치 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2025년 상반기에 출하한 TV 중 OLED 패널 비중은 처음으로 10%를 넘어선 12.3%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LG디스플레이와 2028년까지 5년간 500만 대의 OLED 패널 납품 계약을 체결했으며, LG디스플레이의 광저우 생산 라인 감가상각 종료로 OLED 패널 원가가 낮아지면서 가격 경쟁력도 점차 확보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OLED 협력’이라는 카드를 통해 프리미엄 TV 시장의 주도권을 지켜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