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중국의 하청 기지 된다?”…우려하던 상황에 韓 ‘빨간불’ 점멸

한국 제조업, 주력 산업 다수 중국에 밀려 위기
비용·인력난 속 강점마저 약화되며 격차 축소
전환점 선 한국, 대응 전략이 향후 산업 좌우

한국 제조업이 낯선 압력에 둘러싸이고 있다. 최근 조사에서는 한국의 주력 수출 업종 절반이 이미 중국에 추월당했고, 5년 뒤에는 대부분의 분야에서 뒤처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철강, 배터리, 자동차처럼 한국 경제를 떠받쳐온 산업들마저 흔들리는 흐름이다. 단기 경기 요인이라기보다 세계 제조업 생태계가 크게 변하는 시점에 한국이 복잡한 압력을 한꺼번에 받고 있다는 점이 눈에 들어온다.

중국, ‘초고속 생산국가’로 진화…전통·첨단 산업 모두 잠식

중국은 제조업을 국가 성장 전략의 중심에 놓고 기술과 생산 능력을 동시에 키워왔다. 정부 주도의 대규모 투자, 빠른 의사결정, 넓은 내수 시장이 결합해 신기술을 시험하고 즉시 대량생산으로 확장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일단 규모를 확보하면 단가가 낮아지고, 이 힘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한다. 이런 흐름은 철강·기계 같은 전통 산업을 넘어 전기차와 이차전지 등 첨단 분야까지 확대되고 있다.

반면 한국 제조업은 비용 압박과 인력 문제 속에서 경쟁력을 유지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산업용 전기요금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전력 다소비 업종에 부담이 커졌고, 고령화와 인구 감소는 생산 인력 확보를 어렵게 한다.

연구개발 투자 규모는 세계적으로 높은 편이지만, 실제 산업 전반으로 퍼지는 속도는 그보다 더딘 편이라는 지적도 있다. 내수 시장이 정체되면서 기업들이 새로운 사업에 과감하게 도전하기 어려운 환경도 겹친다.

여기에 미국·중국의 전략 변화가 한국에 또 다른 부담을 만든다.

미국은 공급망을 재편하며 첨단 분야 규제를 강화하고, 중국은 과거 ‘한국의 고객’이었던 위치에서 벗어나 직접 경쟁하는 기술 강국으로 올라섰다. 중국 경기 회복이 곧 한국 수출 증가로 이어지던 관계는 이미 옛 얘기가 됐다.

中 추격 속도 ‘예상 밖’…한국의 남은 강점마저 좁혀진다

기업들이 앞으로 중국의 경쟁력이 더 빨리 강화될 것이라고 보는 배경도 이런 흐름과 맞닿아 있다.

가격과 생산성, 정부 지원 같은 요소에서 중국의 우세가 넓어지는 가운데, 한국이 상대적으로 강점을 보였던 브랜드나 기술 인력에서도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기술, 비용, 시장 구조가 동시에 흔들리는 변화가 진행 중이다.

한국 제조업은 지금 중요한 전환점에 서 있다. 부담이 적지 않지만 기술 기반과 산업 역량은 여전히 견고하다는 분석도 있다.

앞으로 어떤 대응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향후 흐름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지금은 변화를 차분히 지켜보며 준비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