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볼 118개 3,800원’ 주문 4만 건 폭주
쿠팡 시스템 오류에 판매자·소비자만 피해
육개장 이어 또…반복되는 책임 회피 논란

쿠팡에서 또 한 번의 ‘가격 대참사’가 발생했다. 이번엔 인기 시리얼 ‘코코볼’이었다.
1개에 3,800원짜리 제품이 118개들이 세트로 같은 가격에 잘못 노출됐다. 한 개당 약 32원, 10개에 322원꼴이었다. 짧은 시간에도 ‘득템 찬스’라며 소비자들이 몰려들었고, 주문은 4만 건에 육박했다.
그러나 이 해프닝은 곧 실망으로 이어졌다. 알고 보니 단순한 오해가 아닌 시스템 설계의 맹점에서 비롯된 사고였다.
‘코코볼 118개 3,800원’…5시간 만에 벌어진 가격 대참사
문제는 6월 30일 밤 9시 무렵부터 시작됐다. 쿠팡에 입점한 한 판매자가 정상적으로 1개짜리 제품을 등록했지만, 쿠팡 시스템에서는 이 상품이 118개짜리로 노출되는 오류가 발생했다.

이를 발견한 소비자들은 소셜미디어와 커뮤니티를 통해 정보를 빠르게 공유했고, 불과 다섯 시간 사이 주문이 폭주했다.
그러나 판매자는 “자신이 등록한 게 아니라 쿠팡이 잘못 노출한 것”이라며 발송 불가 입장을 밝혔다.
여기서 복잡한 문제가 얽힌다. 판매자가 임의로 주문을 취소하면 쿠팡 시스템상 ‘이행률 0%’라는 중대한 페널티를 받게 된다. 판매 이력이 사실상 ‘초기화’되는 수준의 리스크다.
결국 판매자는 취소 결정을 내릴 수 없었고, 쿠팡이 뒤늦게 개입해 구매자들에게 ‘주문 취소 안내’를 발송했다. 실수는 쿠팡의 것이었지만, 피해는 고스란히 판매자와 소비자에게 돌아간 셈이다.
육개장 이어 코코볼까지…쿠팡 ‘가격 오류’ 또 반복됐다

이쯤에서 데자뷔를 느낀 이들도 있을 것이다. 지난 5월에도 ‘육개장 사발면 36개들이’가 개당 140원 수준으로 잘못 노출돼 수만 건의 주문이 몰린 적이 있다.

당시엔 쿠팡이 직매입한 로켓배송 상품이라 손해를 감수하고 일부 배송이 이뤄졌지만, 이번 코코볼 사태는 입점 판매자 상품이어서 상황이 달랐다. 재고 확보도 어렵고, 판매자에게 책임을 묻기엔 구조적 한계가 뚜렷했다.
두 사건 모두 단순한 해프닝이라 보기엔 공통된 문제가 뚜렷하다. 반복되는 가격 오류, 책임 회피, 불합리한 페널티 구조까지. 이제는 쿠팡 시스템 안정성과 판매자 보호 체계를 근본부터 점검할 때다.
단기간의 프로모션 효과를 노리는 알고리즘의 실수는 결국 고객의 신뢰와 판매자의 생존을 위협할 수 있다. 지금의 안일한 대처는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