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적만 따면 끝이라더니” 비밀리에 재혼까지?… 이 정도일 줄은

베트남 여성과의 이혼 8.3% 증가
국적 취득 후 재혼 사례 계속 늘어
국적용 결혼 우려에 제도 보완 필요
베트남 재혼 사례
출처: 연합뉴스

“솔직히 저도 의심부터 하게 되더라고요.”

전남에서 국제결혼을 고민 중인 40대 이모 씨는 최근 관련 뉴스를 접하고 마음이 무거워졌다. 베트남 여성과 연락을 주고받고 있었지만, 국적 취득 후 이혼 사례가 늘었다는 보도에 선뜻 결정을 내리기 어려워졌다.

이씨는 “그 사람이 진심이 아닐까 봐 겁이 나고, 나도 모르게 마음을 닫게 된다”며 “서로 믿고 시작하는 게 결혼인데, 자꾸 계산부터 하게 되는 내 자신도 낯설다”고 털어놨다.

베트남 여성 이혼 8.3% 폭증…‘국적용 결혼’ 우려 고조

한국 남성과 베트남 여성 간 이혼율이 최근 가파르게 치솟으며 우려를 낳고 있다. 통계청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남성과 외국인 여성 간 이혼은 총 4,218건으로, 전년 대비 1.8% 늘었다.

베트남 재혼 사례
출처: 연합뉴스

그런데 이 중 베트남 여성과의 이혼이 1,215건으로 전년보다 무려 8.3%나 증가했다. 이 수치는 2011년 이후 가장 높은 상승 폭이다. 전문가들은 결혼을 통해 한국 국적을 얻은 뒤 이혼하는 베트남 여성 사례가 꾸준히 늘고 있다고 본다.

실제로 베트남은 2015년 이후 한국 남성이 가장 많이 결혼하는 국가로, 지난해에도 한국 남성과의 결혼 건수가 5,017건에 달했다. 이는 외국인 여성 중 32.1%로, 매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짧은 귀화 요건, ‘국적용 결혼’ 악용 부추기나

현재 한국 국적은 결혼 상태로 2년 이상 국내 거주하거나, 혼인 후 3년 경과 뒤 한국에 1년 이상 체류하면 취득할 수 있다. 이처럼 비교적 짧은 기간에 귀화가 가능하다는 점이 제도 악용을 부추긴다는 지적도 나온다.

눈길을 끄는 건, 한국 국적 취득 후 이혼한 베트남 여성이 자국 남성과 다시 결혼하는 경우다. 지난해 한국인 여성과 베트남 남성의 혼인 건수는 총 771건인데, 이 중 728건(94.4%)이 재혼이었다.

베트남 재혼 사례
출처: 연합뉴스

초혼은 겨우 43건에 그쳤다. 혼인 수 자체는 소폭 줄었지만, 통계청은 “2022~2023년 급증했던 추이를 보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귀화한 베트남 여성이 다시 베트남 남성과 재혼하는 사례가 일부 포착된다”고 설명했다.

이른바 ‘국적용 결혼’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결혼으로 국적을 얻고, 곧바로 이혼한 뒤 재혼까지 이어지는 패턴이 반복되면 제도 신뢰성을 해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혼인 진정성을 파악하기 위한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국적 부여 요건을 재정비하지 않으면, 제도를 악용하는 사례가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경고다.

결혼을 통한 국적 취득이 꾸준히 이어지는 만큼, 성실하게 제도를 따르는 사람들에게 피해가 돌아가지 않도록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Copyright ⓒ 더위드카.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관심 집중 콘텐츠

특허청 현대 특허

한국인의 비상한 머리? “이런 나라 어디 없어요”…500년 만에 ‘깜짝’ 소식

더보기
SK온 배터리 계약

세계 1위 기업이 ‘러브콜’ “한국 콕 집었다”…이제야 판도 뒤바뀌나

더보기
The monthly rent contract has increased

우려하던 사태가 현실로 “열심히 돈 벌어 뭐하나요”…서민들 ‘한숨’ 늘어만 난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