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장기와 바둑 등 오락 행위가 금지되면서 어르신들이 여가 공간을 잃고 소외감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이번 조치는 문화유산 보호와 공원의 질서 확립을 위해 시행되었습니다.
- 탑골공원은 국가유산 보호구역으로 역사적 상징성을 회복하기 위해 오락 행위가 금지되었습니다.
- 어르신들은 장기와 바둑을 통해 소통하며 여가를 보내던 공간이 사라져 정서적 소외감을 겪고 있습니다.
- 이번 조치에 대해 일부 시민들은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어르신들을 위한 대체 프로그램이나 공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오래된 여가 공간 사라져
갈 곳 잃은 어르신들
질서와 소외감 사이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75년 된 꽈배기 집을 운영하는 박손서씨는 요즘 마음이 무겁다. “노인들은 장기 두는 게 유일한 낙이었는데 한꺼번에 치워버리니 노인들이 갈 곳이 없어 헤매고 있다”며 한숨을 쉬었다.
지난 20일 오전 찾은 탑골공원은 평소와 달리 한산했다. 아침부터 장기판을 사이에 두고 승부수를 던지던 어르신들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대신 열 명 남짓한 어르신들이 그늘에 앉아 부채질만 하고 있을 뿐이었다.
공원 북문 쪽 거리를 가득 메웠던 장기판과 바둑판들도 모두 사라졌다. 훈수를 두며 웃음꽃을 피우던 어르신들과 약주 한잔을 기울이며 차례를 기다리던 익숙한 풍경도 더 이상 볼 수 없게 되었다.
문화유산 보호 위해 오락행위 전면 금지

종로구청과 종로경찰서는 지난달 31일부터 탑골공원 내부와 인근 도로에서 이뤄지는 모든 오락 행위를 제한하는 조치를 시행 중이라고 21일 밝혔다.
이번 조치는 국가유산인 탑골공원의 질서를 확립하고 미관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다. 오락 행위와 음주로 인한 시비, 쓰레기 문제 등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겠다는 취지다.
종로구청 관계자는 “탑골공원은 국가유산 보호구역으로, 이용 질서를 바로잡고 역사적 상징성을 회복하기 위해 장시간 체류, 노상 음주, 오락, 흡연 등을 금지해 정숙하고 질서 있게 관람하는 공원으로 개선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제한 구역은 공원 담장 안쪽은 물론 담장 밖 인근 지역 전체가 포함된다. 종로경찰서 관계자는 “공원 외부의 경우 강제 조치는 아니며, 장기를 둘 수 있도록 인도에 설치된 책상이나 의자에 대해서는 소유자와 협의해 자진 철거를 유도한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탑골공원 곳곳에는 “공원 내 관람 분위기를 저해하는 바둑, 장기 등 오락 행위, 흡연, 음주·가무, 상거래 행위는 모두 금지된다”는 내용의 표지판이 설치돼 있다.
💡 탑골공원에서 장기와 바둑 등 오락 행위가 금지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탑골공원에서 장기와 바둑 등 오락 행위가 금지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국가유산 보호: 탑골공원은 국가유산 보호구역으로, 공원의 역사적 상징성을 회복하고 보존하기 위해 이러한 조치가 필요합니다.
- 질서 확립: 공원 내 질서를 바로잡고 더 정숙하고 질서 있는 관람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목적입니다.
- 미관 개선: 오락 행위와 음주로 인한 시비 및 쓰레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여 공원의 미관을 개선하고자 합니다.
이와 같은 행위가 적발될 경우, 문화유산보호법에 따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종로구청은 경찰과 협력해 이러한 조치가 잘 이행되고 있는지 지속적으로 단속하고 있다.
깨끗해진 거리와 사라진 소통의 장

이번 조치를 두고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탑골공원에서 자원봉사를 하는 길병석씨(67)는 긍정적인 변화를 체감한다고 했다. “과거에는 굉장히 지저분하고 장기를 두시는 분들이 통행에 불편을 줬는데, 조치 후에는 정돈이 되고 관광객들도 편하게 올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탑골공원은 우리 문화재다. 외국인들에게 선입견이 생기지 않도록 잘 정리된 것 같다”며 미관 개선 효과를 강조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여가 공간을 잃은 어르신들의 처지를 안타까워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박손서씨는 “최근 탑골공원을 방문하는 어르신들이 많이 줄었다”며 “종로구청 문화재과 직원이 나왔길래 장기를 좀 둘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도 드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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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들의 유일한 낙, 규제가 필요한가?

어르신들에게 탑골공원 일대는 단순한 오락 공간이 아니었다. 장기와 바둑을 매개로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고 정을 쌓을 수 있었던 소중한 소통의 장이었다. 그러나 이런 공간이 하루아침에 사라지면서 정서적 소외감과 외로움을 호소하는 어르신들이 늘고 있다.
문화유산 보호와 미관 개선이라는 명분은 분명하지만, 어르신들을 위한 적절한 여가 공간이나 대체 프로그램 없이 일방적인 금지 조치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질서 있는 공원 조성과 어르신들의 여가권 보장이라는 두 가지 가치를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지혜로운 해법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런식으로 하면 이나라 어르신들은 어디로 갈거나,
죽는길 밖에 없네.장소를 좀 마련해 드리고 할수는 없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