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램 314만 원 vs 맥북 210만 원… 같은 스펙인데 국산이 100만 원 더 비싸
“가성비의 삼성·LG는 옛말”… 메모리 값 폭등 직격탄에 가격표 앞자리 바뀌어
부품값 방어한 애플, 졸지에 ‘혜자 노트북’ 등극… 대학가 ‘사과’ 열풍 예고

“대학 들어가는 딸한테 좋은 노트북 하나 못 사주겠나 싶어서 매장에 갔다가 가격표 보고 헛웃음만 나왔습니다. 300만 원이 넘더군요. 국산이 언제부터 이렇게 비쌌는지… 차라리 맥북을 사주는 게 낫겠다 싶습니다.”
오는 3월 딸의 입학을 앞두고 선물용 노트북을 고르던 이 모 씨(48)의 하소연이다. 신학기 대목을 맞아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야심 차게 신제품을 내놨지만, 학부모들은 지갑을 여는 대신 깊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
‘국산은 가성비, 애플은 고가’라는 통념이 2026년 새해부터 완전히 뒤집혔다. 국산 노트북 신제품 가격이 마의 300만 원 벽을 넘어서면서, 오히려 고가 정책을 고수하던 애플이 상대적으로 저렴해 보이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스펙 맞춰보니… LG가 애플보다 100만 원 비싸다
단순히 느낌 탓일까? 본지가 실제 판매되는 두 제품의 가격을 동일 스펙으로 맞춰 비교해 봤다. 결과는 충격적이다.

올해 출시된 ‘LG 그램 프로 16(2026년형)’의 출고가는 314만 원이다. 사양은 인텔 최신 칩셋에 16GB 램, 512GB SSD를 탑재했다.
반면, 똑같이 16GB 램과 512GB SSD로 옵션을 맞춘 애플 ‘맥북 에어 15(M3)’ 모델은 공식 홈페이지 정가 기준 219만 원, 오픈마켓 등에서는 210만 원대에 구매가 가능하다.
화면 크기와 핵심 부품 사양이 비슷한데도 국산 노트북인 LG 그램이 애플 맥북보다 실구매가 기준 100만 원 가까이 더 비싼 것이다.
삼성은 ‘341만 원’부터 시작… 진입 장벽 높아져
삼성전자의 상황은 더하다. 신제품 ‘갤럭시북6 프로’는 32GB 램 등 고사양을 기본으로 탑재하며 시작 가격을 아예 341만 원으로 책정했다.

반면 애플은 ‘맥북 에어 13’ 모델을 100만 원대 중후반부터 판매하고 있어, 소비자가 체감하는 진입 장벽의 차이는 더욱 벌어졌다.
가볍게 과제용으로 쓸 노트북을 찾는 대학생들에게 “최소 300만 원부터”라는 국산 노트북의 가격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똑같은 부품 쓰는데 왜? … 비밀은 ‘계약 시점’
왜 국산 노트북만 이렇게 비싸진 걸까. 원인은 ‘메모리플레이션(메모리+인플레이션)’이다. AI 열풍으로 D램 가격이 폭등하자, 그 인상분이 국산 노트북 가격에 직격탄을 날린 것이다.
애플 역시 같은 부품을 쓰지만 상황은 다르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은 부품사들과 연 단위 장기 공급 계약을 맺기 때문에, 부품 가격이 폭등하기 전의 저렴한 단가로 물량을 공급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즉, 삼성·LG는 오른 부품값을 그대로 맞고 있고, 애플은 미리 맺어둔 계약 덕분에 가격 방어에 성공한 셈이다.
결국 “이 돈이면 차라리…”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가격 격차 앞에서, 가성비를 따지던 아빠들의 손길마저 국산 노트북이 아닌 ‘사과 마크’로 향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