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0년 우주 시장 1조 달러… 스페이스X는 ‘로켓 재사용’으로 날아오르는데
한국, 발사체 기술 美와 15년 격차… 수출 실적은 사실상 ‘걸음마’
반전 카드는 있다… ‘K-반도체·배터리’ 섞으면 승산 충분

“미국 스페이스X는 로켓을 비행기처럼 쏘아 올리며 우주 인터넷을 깔고 있는데, 우리는 이제 겨우 독자 발사체 하나 성공한 수준입니다. 냉정히 말해 ‘초등학생’과 ‘프로 선수’의 차이죠.”
누리호 발사 성공으로 온 국민이 환호했지만, 냉혹한 비즈니스의 세계에서 바라본 한국의 성적표는 초라하기 짝이 없다.
글로벌 우주 산업이 정부 주도의 ‘올드 스페이스’에서 민간 주도의 ‘뉴 스페이스’로 급변하는 가운데, 한국이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한국무역협회가 15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우주 경제는 2040년 1조 달러(약 1,400조 원) 시대를 열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한국의 점유율은 1% 미만, 수출은 여전히 ‘걸음마’ 단계다.
“우주 택배비, 10분의 1로 뚝”… 넘기 힘든 ’15년의 벽’

현재 우주 산업의 패권은 ‘누가 더 싸게, 더 자주 쏘느냐’에 달렸다. 그 정점에는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있다.
스페이스X는 로켓 재사용 기술을 완성해 우주 발사 비용을 크게 낮췄다. 과거 1kg을 우주로 보내는 데 수천만 원이 들었지만, 지금은 수백만 원 수준으로 사실상 ‘우주 택배비’ 혁명을 이뤘다.
반면 한국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우주 발사체 기술이 미국보다 약 15년에서 18년 뒤처져 있다고 분석한다.
우리는 이제 막 1단 로켓 성능을 검증하는 단계지만, 미국과 중국은 이미 달과 화성을 노리고 있다. 같은 위성을 쏘더라도 스페이스X를 이용하는 편이 한국 로켓보다 훨씬 저렴하다는 불편한 진실이 있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 ‘우주용 반도체’가 게임 체인저

그렇다면 한국은 이대로 구경만 해야 할까? 보고서는 “로켓만 바라보지 말고, 우리가 제일 잘하는 것과 섞어라”라고 조언한다. 바로 ‘반도체·배터리·통신’ 기술이다.
우주는 영하 270도의 극저온과 강력한 방사선이 쏟아지는 극한의 환경이다. 이곳에서 버틸 수 있는 ‘우주 등급(Space Grade) 반도체’와 고성능 ‘우주 배터리’는 한국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다.
실제로 테슬라 자율주행 기술의 핵심이 반도체이듯, 우주 위성과 탐사선도 결국은 ‘전자 부품의 집약체’다.
한국이 보유한 세계 최고 수준의 메모리 공정 기술과 소형화 능력(ICT)을 우주 부품에 접목한다면, 발사체 기술의 열세를 단번에 만회하고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과학 실험 끝났다, 이제는 돈을 벌어야 할 때”

문제는 ‘타이밍’과 ‘전략’이다. 그동안 한국의 우주 개발은 정부 출연 연구소 중심의 ‘R&D(연구개발)’에 머물러 있었다. 실패하면 안 된다는 강박 때문에 새로운 시장 도전보다는 검증된 기술 확보에만 치중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강성은 무협 수석연구원은 “우주 산업은 이제 ‘과학’을 넘어 ‘비즈니스’의 영역에 들어왔다”며 “정부가 초기 고객이 돼 민간 제품을 구매하고, 반도체·바이오 등 이종 산업 결합을 지원해야 수출길이 열린다”고 강조했다.
로켓 격차가 크다고 포기하기엔 이르다. 스마트폰과 반도체로 세계를 제패했듯, 우주라는 거대한 하드웨어 안에 들어갈 ‘한국산 소프트파워’를 키우는 것이 1,400조 시장을 잡는 가장 빠른 지름길일지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