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보조금 적용 시 실구매가
현대차·기아 동급 모델보다 저렴
중국 공장 물량 활용한 가격 경쟁력

테슬라가 전기차 실구매가를 3천만 원대로 낮추면서 국산차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FSD) 도입이 가시화되면서 ‘운전 노동’에서 해방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테슬라코리아가 17일 공개한 ‘모델 3 스탠다드’는 가격 경쟁력까지 갖추며 시장 판도를 흔들고 있다.
보조금 적용 시 실구매가는 3천만 원대 후반으로, 이는 6천만 원에 달하는 그랜저 풀옵션보다 2천만 원 이상 저렴한 수준이다. ‘운전 안 해도 되는 차’가 ‘국민 세단’보다 훨씬 싸게 풀리면서 내연기관차 수요층까지 빠르게 흡수할 전망이다.
중국 상하이 공장의 생산력을 앞세운 테슬라의 전방위 공세에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파격적인 가격 전략의 실체
테슬라코리아는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모델 3 스탠다드 RWD 트림 가격을 4,199만 원, 프리미엄 롱레인지 RWD 트림을 5,299만 원으로 공시했다. 기존 퍼포먼스 트림까지 더해 모델 3는 총 세 가지 라인업으로 구성됐다.

핵심은 보조금 적용 후 실구매가다. 모델 3 스탠다드 RWD는 국고 보조금 168만 원이 확정됐으며, 지자체 보조금까지 더하면 최대 1,000만 원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이를 감안하면 실구매가는 3천만 원대 후반까지 내려간다.
해당 모델은 CATL의 LFP 배터리(72.39kWh)와 후륜 구동 단일 전기모터를 탑재해 최대 283마력의 출력을 낸다. 국내 인증 기준 복합 주행거리는 382km,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6.2초다.
2열 터치스크린, 전동 조절 스티어링 휠 등 일부 옵션은 제외됐지만, 오토파일럿, 전동 트렁크, LED 헤드라이트, 글라스 루프 등 주요 기능은 그대로 유지된다. 가격은 낮아졌지만, 핵심 사양을 유지해 품질 저하 없는 전략적 인하로 평가된다.
국산 전기차에 미치는 직접적 영향
이번 가격 인하로 국산 전기차는 직접적인 타격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현대차 아이오닉 5 스탠다드 E 밸류 플러스 모델의 가격은 4,740만 원, 기아 EV5 최저 트림은 4,855만 원으로, 테슬라 모델 3 스탠다드보다 500만 원 이상 비싸다.

업계에선 테슬라가 단순히 가격뿐 아니라 브랜드 인지도, OTA 기반의 자체 OS, 오토파일럿·FSD 등 소프트웨어 경쟁력에서도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여기에 가격 경쟁력까지 더해지면서 국산차는 이중고에 직면했다는 분석이다.
더 큰 문제는 파급 효과의 범위다. 3천만~4천만 원대는 현대차 그랜저, 싼타페 하이브리드 등 주요 내연기관 및 하이브리드 차량이 포진한 가격대다. 전기차 경쟁이 이 구간까지 확산되며, 내연기관 수요까지 잠식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중국 공장 기반의 지속적 공세
테슬라가 이러한 가격 전략을 지속할 수 있는 배경에는 중국 상하이 기가팩토리의 저렴한 생산 단가가 있다. 현재 국내에 판매되는 모델 3와 모델 Y는 모두 중국에서 생산돼 수입되는 구조다.
중국 내 판매 부진으로 재고가 쌓이자, 이를 한국 시장에 투입하며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 같은 전략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에도 테슬라는 모델 Y 가격을 300만 원, 모델 3 퍼포먼스는 무려 940만 원이나 인하한 바 있다.

실제로 이 같은 전략은 효과를 거두고 있다. 테슬라코리아는 지난해 모델 Y를 앞세워 총 5만 9,916대를 판매하며 수입차 브랜드 중 판매 3위를 기록했다. BMW, 메르세데스-벤츠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성과다.
테슬라뿐 아니라, 중국 전기차 브랜드 전반의 한국 시장 공략도 거세지고 있다. BYD는 지난해 국내에 진출해 ‘아토3’, ‘씰’, ‘씨라이언7’ 등을 출시했고, 올해는 소형 해치백 ‘돌핀’도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아토3는 보조금 적용 시 실구매가가 3천만 원 초반대로 예상된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와 기아가 국내 시장 점유율을 지키려면 보다 과감한 가격 인하를 검토해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까지 국내 업체들은 뚜렷한 대응책을 내놓지 못한 상황이다.
테슬라와 중국 브랜드의 이중 공세 속에서 국산차 업계의 전략적 대응이 시급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