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자식도 필요 없어요”…확 달라진 부모들, ‘이것’ 택했다

“자식 말고 요양보호사”를 택한 부모 세대
‘집에서 늙고 싶다’는 바람, 따라주지 않는 현실
가족이 비운 자리를 이제 사회가 채워야 한다
노인 돌봄 풍경
출처: 연합뉴스

누가 내 노후를 돌봐줄까. 요즘 사람들은 예전처럼 자녀나 가족을 먼저 떠올리지 않는다.

재단법인 돌봄과미래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40세 이상 성인 10명 중 4명은 요양보호사를 돌봄 주체로 꼽았다.

자녀에게 기대한다는 응답은 4%에 불과했다. 가족 중심의 돌봄은 점점 익숙하지 않은 풍경이 되고 있다.

특히 눈에 띄는 건 부부 사이의 인식 차이다. 남성은 아내가 자신을 돌봐줄 거라 기대하는 반면, 여성의 절반 이상은 남편에게 그런 역할을 기대하지 않는다.

노인 돌봄 풍경
출처: 연합뉴스

이처럼 기대는 서로 다르고, 책임은 어디에도 분명하지 않다. 그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달라진 시대가 만든 풍경이다.

“애한테 부담주지 말자”… 부모 세대가 먼저 변했다

한 세대 전만 해도 이야기는 달랐다. 부모를 모시는 건 자식의 의무였고, 가족 안에서 돌봄은 당연한 일이었다.

마을 어르신을 공경하고, 며느리가 끼니를 챙기던 장면은 일상 속 풍경이었다.

하지만 산업화와 도시화는 가족 구조 자체를 바꿔 놓았다. 자녀는 도시로 떠났고, 부모는 고향에 남았다. 핵가족화가 진행되면서 물리적 거리와 정서적 거리 모두 멀어졌다.

노인 돌봄 풍경
출처: 연합뉴스

여기에 IMF 외환위기 이후 뿌리내린 각자도생의 분위기, 여성의 경제활동 확대는 전통적인 돌봄 역할을 더 이상 유지할 수 없게 만들었다.

결국 부모 세대도 달라졌다. 자녀에게 부담 주고 싶지 않다는 생각, 스스로 노후를 준비하겠다는 인식이 커졌다.

가족의 자리 비운 돌봄, 이제는 사회가 묻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절반이 넘는 이들이 고독사를 걱정하고 있다. 스스로 준비하겠다는 의지 뒤엔, 혼자일지 모른다는 불안이 함께 자리한다.

노년을 보내고 싶은 공간으로는 대부분이 집을 떠올린다. 익숙한 곳에서 마지막까지 머무르고 싶다는 바람은 어쩌면 가장 인간적인 감정이다.

노인 돌봄 풍경
출처: 연합뉴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많은 이들이 병원에서 생을 마감할 거라 생각한다. 삶의 끝마저 가족의 품이 아닌, 의료 시스템 안에서 맞이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제 사람들은 돌봄의 책임을 사회 전체로 확장해 바라본다. 국가가 돌봄을 책임져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고, 건강관리와 방문 돌봄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가장 높게 나타난다. 돌봄은 더 이상 개인이나 가족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가 알고 있던 ‘효’는 변했다. 그러나 그 본질은 여전히 유효하다. 이제 남은 과제는, 바뀐 시대에 맞는 돌봄의 방식을 고민하고 만들어가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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