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0km 뚫고 제주 바다 앞까지?”…보트 속 내용물 보니 ‘화들짝’

제주까지 460km…중국 고무보트 밀입국 적발
비상식량·유류통 완비, 장기 체류 정황 뚜렷
잇단 사건에 해상 국경 관리 허점 논란 커져

제주 바다에서 또다시 고무보트 밀입국 사건이 벌어졌다.

이번에는 중국 남동부 장쑤성 난퉁에서 출발한 90마력 엔진 고무보트가 460km의 바다를 건너 제주 서쪽 해안까지 도착했다.

제주 바다 건넌 고무보트…460km 밀입국의 충격적 현실

지난 7일 출발한 보트는 이튿날 새벽 제주 한경면 용수리 해안에 닿았고, 탑승자 중 40대 중국인 남성이 서귀포의 한 모텔에서 검거됐다.

그는 조사에서 “함께 온 인원이 총 6명이며, 모두 돈을 벌기 위해 밀입국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서 발견된 고무보트에는 유류통 12개, 구명조끼 6벌, 중국어가 표기된 빵과 같은 비상식량, 낚싯대까지 갖춰져 있었다.

단순히 목숨을 걸고 무작정 건너온 것이 아니라, 장거리 항해를 고려해 철저히 준비한 흔적이 역력했다. 해경은 나머지 인원을 쫓는 한편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이 사건은 올해 3월 인천 앞바다에서도 고무보트를 이용해 밀입국하려던 중국인 남녀 2명이 적발된 사실과 맞닿아 있다.

당시에는 산둥성 룽청에서 출발해 20시간 동안 234km를 항해하다가 붙잡혔다. 두 사건 모두 ‘소형 고무보트로 바다를 건넌다’는 점에서 충격을 안긴다.

항로가 위험천만한 데다, 기상 악화라도 맞닥뜨리면 생존 확률은 크게 낮아진다. 그럼에도 이런 방식이 반복되고 있다는 건, 밀입국자들이 해상 경계의 허점을 파악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단발 사건 아닌 구조적 문제…해상 경계 허점 드러났다

실제로 한국은 제주 무사증 제도와 해안선 특성 때문에 오래전부터 밀입국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제주에서 불법체류하다가 추방된 인원이 다시 돌아오거나, 육지로 잠입하는 사례도 있었다.

최근에는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와 중국 내 고용 불안까지 겹치면서, 위험을 감수하고라도 한국에서 기회를 찾으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문제는 단순한 불법 입국 차원을 넘어선다. 보트 안에서 확인된 물품들은 이들이 단기간의 체류가 아니라 장기적인 생계 활동을 준비했음을 보여준다.

이는 곧 국내 노동시장과 치안에도 직결될 수 있다. 무엇보다 해상 국경 관리가 빈틈없이 작동하지 않는다면, 이 같은 시도가 점점 더 대담해질 가능성이 크다.

제주와 인천에서 잇따라 드러난 고무보트 밀입국 사례는 단발성 사건으로만 치부하기 어렵다. 국제 정세, 경제 여건, 국경 관리 현실이 얽히면서 반복될 수 있는 구조적 문제다. 더 늦기 전에 적극적인 대비와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