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경제 수준에 비해 심각한 부족함을 드러냈던 군대 급식이 개선될 전망이다.
26일, 국방부와 더본코리아는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군 급식 관리 능력 향상을 위한 협약을 맺었다.
더본코리아의 백종원 대표는 협약식에서 “장병들이 집에서 먹는 것과 유사한 수준의 식사를 군대에서도 제공받을 수 있다면 좋겠다”고 전했다고 국방부가 밝혔다.
또한 백 대표는 “10년 후 아들도 군대에 가게 될 터인 만큼, 부모의 입장에서 군 급식 개선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군 장교 시절 간부식당을 운영하면서 군 급식에 관심을 갖게 되었으며, 최근 TV 프로그램 제작을 통해 미8군과 우리 군의 식당 운영을 비교해볼 기회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백 대표는 1989년 육군 학사사관으로 임관하여 제7포병여단에서 간부식당 관리 장교로 활동한 경험이 있다.
그는 군대 입대전부터 사업에 두각을 나타냈었는데, 고등학교 졸업 이후 대학 1학년 때 친구들과 아르바이트 삼아 일한 호프집을 한달만에 인수하기도 했다.
그는 이후 대학 3학년때까지 가게 3개를 운영하면서 15억원 대 자산가로 성장했다. 그는 나중에 모든 가게를 처분하여 강남 유명 호텔의 나이트 클럽을 인수하려고 했으나 집안의 반대로 모든 계획이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결국 그는 집안의 바램대로 학사장교에 지원해 군복무에 나섰다. 경북 영천에서 혹독한 훈련을 받고 있을 때 그의 어머니가 면회를 왔다. 당시 어머니는 백종원의 대학시절 행적들을 모두 알고 있었고 그에게 ‘그간 행적들 모두 알고 있으니 꼼짝말고 군복무나 열심히 해라’고 충고했다.
백 대표의 능력은 군대에서도 죽지 않았다. 그는 원래 포병 장교였는데 임관 후 취사 장교로 직책이 변경되었다. 군대에서 취사 장교는 그가 처음이었는데, 그는 요리가 너무 좋아 복무 중 간부 식당 관리를 맡은 부사관과 보직을 바꿨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가 맡은 간부 식당은 결코 쉬운 곳이 아니었다고 전했다. 그는 “보직을 옮긴 후 취사병들을 봤을 때, 그들은 군기가 빠질대로 빠져 있었다. 당시 취사병들은 대부분 사회에서 요리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어서 간부의 개입을 무시하는 경우가 잦았다.
아는 체를 하다가는 오히려 나도 당할 것 같았다. 그래서 ‘보름 동안 너희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고 회상했다. 실제로 그 당시 백종원은 요리나 레시피에 대해 전혀 모르는 상태여서 보름 동안 시간을 벌었다고 한다. 그는 그 기간 동안 숙소로 무를 한 자루씩 들고 들어가 매일 밤 4~5시간씩 무를 썰어 연습에 몰두했다.
보름이 지난 후에는 점심 메뉴를 무생채로 바꾸고, 연습한 칼질로 취사병들을 놀라게 했다. 그는 3년간 칼을 잡지 않았다는 허풍을 던지며, 그렇게 취사병들 사이에서 완벽한 주도권을 잡게 되었다.
백종원은 간부식당을 사실상 통제했지만, 요리의 기본이나 레시피를 전혀 몰랐다. 그는 정해진 메뉴에 대해 전날 꼼꼼히 공부하고, 병사들에게 요리를 시키는 척하며 이론을 익혔다. “늘 병사들에게 시키기 전에 이론을 공부해 갔고, 그들이 요리하는 것을 옆에서 지켜보며 배웠다.
그 시기에 식당 운영에 관한 많은 지식도 함께 익혔다”고 그는 회상하며 웃음을 자아냈다. 그렇게 병사들 옆에서 요리를 배우며 1년 후에는 모든 레시피를 완벽히 익혔다. 실제로 이 기간 동안 그의 요리 실력은 크게 향상되었으며, 식당 운영의 요령도 함께 터득했다고 한다.
한편, 백종원 이번 군 급식 운영 역량 강화 협약을 통해 조리병에 대한 지원과 우대도 약속했다.
그는 “군 급식 발전을 위해 조리병이 선호하는 보직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며 “군 조리병에게 전역 후 더본코리아에서 우선 채용할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군에서의 경력을 가치 있게 여길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백종원 대표는 군에 대한 특별한 애정을 가지고 있으며, 더본코리아는 간편한 조리법으로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는 데 특화되어 있다”며 “조리병의 숙련도 저하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군 급식 분야의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