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했는데 진짜 나왔다”…기아 위협하는 ‘가성비 초대박’ SUV 등장

폭스바겐, ID 크로스로 전기 SUV 새 판 흔든다
꽃·요가 담은 감성 인테리어, 420km 주행거리
르노·현대·기아·중국차와 유럽서 정면 승부

폭스바겐이 내놓은 새로운 전기차 콘셉트가 유럽 소형 SUV 시장의 경쟁 판도를 흔들고 있다.

뮌헨 모터쇼에서 공개된 ID 크로스 콘셉트는 내년 양산될 ID2 SUV의 전초 모델이다. 단순한 신차 예고를 넘어 폭스바겐의 전기차 시대 방향을 드러내는 신호탄으로 주목받고 있다.

골프와 버스의 유산, 미래로 이어진 디자인

ID 크로스는 기존 ID 패밀리와는 차별화된 디자인을 앞세운다. 뒷기둥의 곡선은 골프에서 영감을 얻었고, 루버 디자인은 과거 VW 버스와 ID 버즈를 떠올리게 한다.

과거와 미래를 잇는 디테일에 불빛 로고와 라이트 스트립, 21인치 휠, 녹색 ‘어반 정글’ 지붕이 더해져 낮밤 없이 존재감을 뽐낸다. 소형 SUV지만 도시에서 시선을 끌 요소를 곳곳에 담았다.

실내는 분위기를 완전히 달리한다. 천과 패브릭을 적극 활용해 따뜻한 감성을 강조하고, 컵홀더에는 식물을 꽂을 수 있는 장치까지 마련했다. 예전 비틀에 꽃병이 달려 있던 전통을 재해석한 장치다.

여기에 스마트폰을 뒤집어 충전기에 올려놓으면 차량 화면이 불필요한 정보를 가린 채 ‘차분 모드’로 전환된다. 주차 상태에서는 좌석이 젖혀지며 요가 매트에 누운 듯한 휴식 공간으로 바뀐다.

도심을 겨냥한 성능으로, MEB+ 플랫폼 기반 앞바퀴 구동에 1회 충전 420km 주행이 가능하다. 앞 트렁크는 충전 케이블 수납용이며, 길이 4.1m로 유럽 도심에서도 부담 없는 크기다.

이 모델은 폭스바겐이 준비 중인 엔트리 전기차 4종 시리즈의 하나다. ID2 all, ID GTI, ID Every1과 함께 ID 크로스가 더해지면 ‘전기 어반카 패밀리’가 완성된다.

유럽 무대 달굴 치열한 전기 SUV 경쟁 구도

판매가는 2만~8천3만 유로(약 4,500만~4,800만 원)로 예상된다. 이 가격과 크기라면 르노 4, 지프 아벤저, 푸조 e-2008 등 유럽 소형 전기 SUV들과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하다.

특히 MG ZS EV, BYD 아토 3 같은 중국 브랜드도 같은 무대에서 가격 공세를 펼치고 있어 경쟁은 더욱 복잡해질 전망이다.

한국 브랜드와의 경쟁도 흥미롭다. 현대 코나는 크기와 주행거리가 한 단계 위지만 가격이 높고, 기아 EV3도 긴 주행거리와 첨단 사양을 갖췄으나 시작가가 ID 크로스보다 비싸다.

즉, 폭스바겐은 브랜드 파워와 접근 가능한 가격을 무기로, 한국 브랜드는 성능과 완성도를 무기로 각자의 시장을 파고드는 구도다.

폭스바겐은 이번 콘셉트 외에도 뮌헨 현장에서 신형 티록과 50주년을 맞은 골프 GTI 에디션을 공개하며 전통과 미래를 동시에 강조했다.

관심은 결국 ‘얼마나 많은 소비자가 전기차를 선택할까’에 모인다. ID 크로스는 대중화를 겨냥한 폭스바겐의 새 시도다. 이 선택이 어떤 반향을 낳을지, 유럽 전기차 시장 흐름을 주의 깊게 지켜볼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