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상반기 수익성서 폭스바겐 제쳐 2위
고수익 차종·환율·위기 대응이 성장 견인
중국차 추격 속 글로벌 판도 변화 주목

현대차그룹이 올해 상반기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판매량 3위를 유지하면서도, 수익성에서는 폭스바겐을 제치고 2위에 오르는 ‘판도 뒤흔드는 사건’을 만들어냈다.
판매 대수 경쟁을 넘어, 한 대를 팔아 얼마를 남기느냐는 ‘수익성’ 경쟁에서 80년 역사의 독일 거인을 넘어선 것은 순위 변화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중국 왕좌 내준 폭스바겐, 흔들리는 ’80년 명성’
1937년 ‘국민차’로 출발해 아우디, 람보르기니 등 슈퍼카 브랜드를 거느린 폭스바겐그룹은 오랜 역사와 기술력으로 시장을 지배해온 절대 강자였다.
하지만 최근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현지 브랜드의 공세에 밀려 고전하는 등 예전만 한 위상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반면 현대차그룹은 녹록지 않은 외부 환경 속에서 저력을 보여줬다.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라는 초대형 악재 속에서도 발 빠른 재고 및 생산량 조절로 충격을 최소화했다.
경쟁사인 토요타는 미국 관세로 인해 연간 약 1.4조 엔(약 9.5억 달러)의 영업이익 손실을 예상한 반면, 현대차는 2분기 기준으로 약 8,280억 원 수준의 관세 부담만을 기록하며 상대적으로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고수익 전략과 환율 영향, 현대차를 ‘톱2’로 끌어올리다
이러한 성과의 배경에는 치밀한 전략이 있었다.
수익성이 높은 SUV와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 하이브리드차 중심으로 판매 포트폴리오를 재편해 ‘한 대를 팔아도 더 많이 남기는’ 고수익 구조를 만들었다. 여기에 우호적인 환율 효과까지 더해지며 이익 규모는 극대화됐다.

또 경쟁사들의 부진은 현대차에 날개를 달아주었다. 폭스바겐이 중국에서 주춤하고, 전기차 시장의 ‘다크호스’였던 테슬라와 BYD의 성장세가 둔화된 틈을 파고든 것이다.
특히 BYD는 무섭게 성장하며 중국 내 1위에 올랐지만, 아직 글로벌 무대에서는 현대차와 격차가 있다.
결국 현대차그룹의 이번 성과는 ▲고부가가치 중심의 판매 전략 ▲빛나는 위기 대응 능력 ▲환율 등 외부 효과 ▲경쟁사의 약세라는 네 가지 퍼즐이 완벽하게 맞아떨어진 결과다.
일시적 반짝이 아니라 체질 개선과 전략 변화가 만든 성과라는 평가가 많다. 중국의 거센 추격과 전기차 시장 불확실성이라는 과제가 남았지만, 전통 강자를 넘어선 현대차의 질주가 글로벌 자동차 산업 판도를 어떻게 바꿀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