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유일 전기자동차 업체 빈패스트
올해 2분기 순손실 규모 1조원 넘어서
현대차를 목표로 삼고 있다는 베트남의 유일한 전기자동차 제조사인 빈패스트가 최근 1조원이 넘는 순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져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빈패스트는 지난 2023년 9월 나스닥 상장 첫날 시가총액이 850억 달러로 당시 약 300억 달러인 현대차 시총을 2배 넘게 뛰어넘어 화제가 된 바 있다.
계열사에 물량 넘겨 판매 실적 유지해
하지만 최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빈패스트의 2분기 순손실은 7억7,350만달러(약 1조300억원)로 집계되었다. 매출은 전 분기 대비 33% 증가한 3억5,700만달러(약 4,770억원)에 달했으나, 반대로 순손실은 27%나 늘었다.
빈패스트는 이러한 손실에 대해 재고 차량의 가치가 하락함에 따른 손상차손이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손상차손 규모는 1억400만달러(약 1,390억원)로, 전 분기(500만달러) 대비 무려 20배 이상 급증한 상황이다.
또한 2분기에 인도된 차량 1만3,172대 중 51%는 모기업인 빈그룹이 운영하는 택시회사 GSM에 판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사실상 계열사에 물량을 넘겨 판매 실적을 유지한 것으로 풀이된다. 로이터는 이 같은 2분기 손실 확대가 지속되면 모기업인 빈그룹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빈패스트는 최근 미국 전기차 수요가 감소하자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등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공격적인 확장 전략을 펼치고 있다.
미국 전기차 공장 설립 시기도 늦춰
이와 더불어, 빈패스트는 생산 및 판매 부진을 겪으면서 미국 전기차 및 배터리 공장 설립 시기를 늦추기로 결정했다.
원래 2025년 완공을 목표로 했던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연간 생산량 15만 대 규모 공장은 2028년으로 3년 연기되었다.
빈패스트는 주요국의 거시경제 상황과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불확실성을 고려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또 이로 인해 단기적으로 비용을 더욱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는 이러한 상황을 지적하며, 세계 전기차 시장이 급격히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후발주자인 빈패스트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빈그룹의 팜 녓 브엉 회장이 올해 1월부터 직접 빈패스트 CEO로 취임한 만큼, 앞으로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어떠한 전략을 펼쳐 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