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5, 보조금 반영 시 3000만 원대
1회 충전 시 460km 주행 인증
정통 SUV 외형에 실내는 패밀리카급

“내연기관 SUV는 잊어도 될 것 같다.” 기아가 내놓을 전기차 EV5를 두고 소비자들 사이에서 벌써부터 반응이 뜨겁다.
핵심은 주행거리다. EV5 롱레인지 2WD 모델은 최근 환경부로부터 1회 충전 시 460km 주행 인증을 받았으며, 도심 기준 507km, 고속도로 기준 402km로 인증됐다.
이는 현대차 아이오닉5와 거의 같은 수준으로, 217마력의 출력과 81.4kWh 배터리를 탑재해 전반적인 성능도 균형을 갖췄다.
기아는 오는 9월 EV5를 공식 출시할 예정이다. 인증 절차는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고, 일부 사양과 예상 가격이 알려지면서 소비자들의 기대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CATL 배터리 장착…보조금까지 고려한 전략

EV5의 또 다른 경쟁력은 가격이다. 업계에서는 보조금을 반영할 경우 실구매가가 3천만 원대 후반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 중심에는 중국 배터리 제조사 CATL의 NCM 배터리가 장착된다. CATL은 가격 경쟁력과 생산 안정성 면에서 강점을 가진 업체로, 기아는 이를 통해 차량 가격을 낮추는 효과를 노렸다.
또한 NCM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와 재활용성에서 유리해, 환경부의 보조금 산정 기준에서도 유리한 조건을 갖췄다는 분석이다.
기아는 이미 레이 EV, PV5 등 일부 차량에 CATL 배터리를 적용한 경험이 있어, 기술 안정성에 대한 우려도 크지 않은 상황이다.
실내는 가족용, 외형은 SUV…다양한 고객층 정조준

EV5는 전기차의 강점을 활용한 실내 공간도 넓고 효율적인 공간으로 구성됐다. 외형은 준중형급 정통 SUV지만, 내부는 패밀리카 못지않다.
기아는 EV5에 파노라믹 와이드 디스플레이, 3존 공조 시스템, 슬라이딩 콘솔 트레이 등 최신 편의사양을 대거 적용했다. 특히 2열 시트를 평평하게 접을 수 있는 구조로 설계해 차박이나 캠핑 등 야외 활동에 최적화된 공간 활용이 가능하다.
EV5는 1~2인 가구부터 가족 단위까지 폭넓은 수요층을 겨냥한 차량으로, 실용성과 편의성을 동시에 갖춘 모델로 평가된다.
3천만 원대 SUV…내연기관 고객까지 흡수

가격 측면에서도 기아는 내연기관 중형 SUV 고객의 ‘환승 수요’를 노리고 있다.
기아 관계자는 “EV5는 내연기관 중형 SUV와 비슷한 가격대로 책정돼 고객의 자연스러운 전환을 유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기아의 대표 SUV 쏘렌토가 3580만 원부터 시작하는 만큼, EV5도 그 수준에 맞춰질 가능성이 크다.
이 같은 가격 전략은 테슬라 모델Y 등 고가 전기 SUV와의 차별화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이 정도 가격이면 진지하게 고려할 수밖에 없다”는 반응도 나온다.
모델Y 넘볼까…실속 전기 SUV로 주목

EV5는 국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전기 SUV인 테슬라 모델Y와의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현재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모델 중 하나인 모델Y는, 성능과 브랜드 가치에서 강점을 지닌다. 하지만 EV5가 보조금 포함해 1,000만 원 이상 저렴하게 출시된다면 판도는 달라질 수 있다.
한 전기차 커뮤니티 이용자는 “성능과 기능이 비슷한데 1000만 원 이상 저렴하다면 EV5가 더 나은 선택일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도 이 같은 흐름에 맞춰 보급형 전기차 라인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EV5는 EV3, EV6, EV9에 이은 다섯 번째 전용 전기차이며, 향후 현대차의 소형 SUV 전기차 ‘아이오닉 2’까지 등장하면 가격대별 전략이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
급변하는 전기차 시장 속, EV5는 단순한 신차가 아니라 ‘전기차 대중화’의 중요한 시험대가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출시 전부터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