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V 넘어 MPV 진출 선언
하이브리드·EREV로 친환경 전환
체리차 협업, 미래 기술 속도전

내수 침체에도 불구하고 3년 연속 흑자를 이어가고 있는 KG모빌리티가 전기차 시장에 ‘충전 없는 전기차’를 앞세워 전격 승부수를 던졌다.
SUV 중심의 브랜드 헤리티지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 확대와 고객 접점 강화 전략까지 동시다발적으로 펼치며, 2030년을 향한 대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제 KGM는 SUV의 명가로 불렸던 과거의 영광을 넘어, 전동화 시대의 새로운 기준을 세우려는 야심찬 여정을 시작했다.
3년 연속 흑자…SUV 기반 글로벌 반등

KG모빌리티는 올해 상반기에도 흔들림 없이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 상반기 판매량은 5만 3,272대로 집계됐으며, 매출은 1조 9,432억 원, 영업이익은 285억 원, 당기순이익은 111억 원을 기록했다.
이러한 성과는 내수 시장의 위축에도 불구하고 수출 물량이 증가하며 가능해졌다. 특히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7.3% 증가하며, 상반기 기준으로는 2014년 이후 11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올해 2분기 판매는 1분기보다 4.8% 늘었고, 9분기 만에 분기 매출 1조 원을 돌파하는 등 회복세가 뚜렷하다. 또한, 흑자 달성은 단순한 일회성이 아닌, CO₂ 페널티 환입 효과가 빠진 순수 영업이익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하반기에는 액티언 하이브리드의 본격 출고와 함께 수출이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며, 인도네시아 국민차 프로젝트를 포함한 현지 기업과의 협약 체결, 무쏘 EV와 토레스 하이브리드의 수출 개시 등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SUV 헤리티지 이어가며 친환경차 전환 본격화

“충전하지 않아도 달린다”는 파격적인 콘셉트가 공개되자 업계의 시선이 KG모빌리티에 집중됐다. 지난 6월 열린 중장기 전략 행사 ‘KGM 포워드’에서 KG모빌리티는 2030년까지 총 7종의 신차를 선보이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하며 친환경 기술 중심의 미래 전략을 내놨다.
KG모빌리티는 기존 주력인 SUV뿐 아니라 다목적차(MPV) 시장까지 진출해 제품 라인업을 넓힐 계획이다. 특히 이번 전략의 핵심은 ‘친환경 전환’으로, 올해 출시 예정인 토레스 하이브리드와 액티언 하이브리드를 시작으로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까지 개발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이 중 하이브리드는 ‘충전이 필요 없는 전기차’라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국내 최초로 듀얼모터 변속기와 고용량 배터리를 탑재하고, 15종의 연비 개선 기술이 적용된 엔진으로 도심 주행에 최적화된 효율을 자랑한다는 설명이다.

곽재선 회장은 “진단의 시간은 끝났다. 이제는 치료를 시작할 때”라며 “다시 위기가 반복되지 않도록 전 직원이 힘을 모아 미래 기술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KGM은 이미 중국 체리자동차와의 협업을 통해 중·대형 SUV 플랫폼을 공동 개발 중이며, 이를 바탕으로 SDV(소프트웨어 정의 차량), 자율주행 등 미래차 기술을 본격적으로 통합할 계획이다. 첫 공동 프로젝트 ‘SE10’은 내년 완성을 목표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고객 접점 확대…구독 서비스와 체험 마케팅 강화

한편 KG모빌리티는 기술과 제품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판단 아래, 마케팅 채널 다변화에도 나섰다.
최근 선보인 구독 서비스 ‘KGM 모빌링’은 보험, 세금, 정비 등 부가 비용 없이 차량을 월 단위로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돼 초기 부담 없이 쉽게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토레스와 액티언 하이브리드를 포함한 주요 차량이 구독 대상이며, 향후 친환경 모델과 픽업트럭까지 확대될 예정이다. 월 70~80만 원 수준으로 최대 2,500km까지 주행 가능하며, 소모품 교체와 차량 상태 점검도 무상으로 제공된다.
오프라인 체험 공간인 ‘KGM 익스피리언스 센터’도 전국 확장 중이다. 현재 강남, 일산, 부산에서 운영 중이며, 오는 2027년까지 전국 10개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곳에서는 시승, 제품 설명, 차량 상담 등을 통해 브랜드 경험을 실질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SUV 명가의 전기차 전환, 그 성공 가능성은?

3년 연속 흑자를 이뤄낸 KG모빌리티는 단순한 생존을 넘어 미래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SUV 중심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하이브리드와 EREV 등 친환경 기술로 무장한 전략은, KGM을 다시 시장 중심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기반이 되고 있다.
여기에 고객 경험 강화, 구독형 서비스 확대, 글로벌 파트너십 강화 등 다양한 전략이 유기적으로 작동하고 있는 지금, KG모빌리티의 행보는 단순한 기업 성장의 차원을 넘어 대한민국 자동차 산업의 변화를 이끄는 중요한 지표가 되고 있다.
“충전하지 않아도 되는 전기차”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은 시장에 얼마나 빠르게 안착할 수 있을지, KG모빌리티의 다음 10년이 주목받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