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 1월 美 12.5만 대 신기록… “잘 팔았지만…”
‘선물 외교’ 무색…트럼프 25% 관세에 10조 증발 위기
日·EU 15% 속 ‘나홀로 고관세’…수출길 막히나

현대차그룹이 지난 1월 미국 시장에서 역대 최다 판매 실적을 갈아치우며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하지만 내부 분위기는 축제보다는 ‘초상집’에 가깝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한 ‘25% 관세 폭탄‘이 현실화될 경우, 힘들게 차를 팔아 번 돈을 고스란히 세금으로 날려야 할 판이기 때문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신라 금관’과 ‘수제 퍼터’까지 선물하며 공들인 외교적 노력이 무색해지면서, 기업들의 한숨만 깊어지고 있다.
1월에만 12만 대 팔았는데… ‘밑 빠진 독’ 되나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 1월 미국에서 총 12만 5,296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7.7% 증가한 수치로, 역대 1월 기준 최대 실적이다. 투싼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를 앞세워 미국 소비자들의 지갑을 여는 데 성공한 것이다.
하지만 이 화려한 성적표 뒤에는 ‘관세’라는 거대한 암초가 도사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기존 15%에서 25%로 인상하겠다고 위협했다.
증권가 분석에 따르면, 이 관세율이 적용될 경우 현대차·기아가 올해 부담해야 할 관세 총액은 약 10조 8천억 원에 달한다.
1월에 아무리 차를 많이 팔아도, 이익의 상당 부분이 미국 정부로 흘러들어가는 ‘밑 빠진 독’ 구조가 되는 셈이다.
금관 쓰고 웃던 트럼프 대통령, ‘실리’만 챙겼다

이번 위기는 정부의 대미 외교 전략 실패와 맞물려 있다.
지난 정상회담 당시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환심을 사기 위해 신라 금관 모형과 이름이 새겨진 수제 퍼터, 거북선 모형 등 파격적인 선물을 전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왕이 된 기분”이라며 흡족해했지만, 통상 문제에서는 냉혹했다. 그는 한국 국회의 비준 지연을 핑계로 관세 인상을 선언하며 ‘선물은 선물, 비즈니스는 비즈니스’라는 철저한 거래주의 본색을 드러냈다.
결국 정부의 ‘정성 외교’는 트럼프 대통령의 기분만 맞춰줬을 뿐, 실질적인 국익 방어에는 실패했다는 지적이다.
“일본은 15%인데…” 기울어진 운동장
가장 뼈아픈 대목은 경쟁국과의 형평성이다. 도요타, 혼다 등 일본 브랜드와 유럽차들은 여전히 15% 관세를 적용받는 반면, 한국차만 25% 관세를 맞게 될 처지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시장은 현대차 글로벌 실적의 핵심인데, 경쟁사보다 10% 포인트 높은 관세를 안고 싸우는 건 사실상 모래주머니를 차고 달리는 격”이라며 “1월의 판매 호조가 관세 장벽에 부딪혀 꺾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화려한 1월 성적표를 받아들고도 웃지 못하는 현대차. ‘금관 외교’의 실패가 불러온 10조 원의 청구서가 한국 자동차 산업을 짓누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