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부 상대 ‘IEEPA 무효’ 소송…관세에 정면 대응
조지아 36조 투자로 무관세 확보…현지화 순응
문 부수는 中 vs 문 잠그는 韓…엇갈린 생존법

중국 전기차 1위 기업 BYD가 미국 정부를 상대로 관세 무효 소송을 제기하며 무역 장벽 흔들기에 나섰다. 미국의 높은 관세 탓에 시장 진입이 막히자, 법적 논쟁을 통해 강제로 문을 열겠다는 의도다.
반면, 같은 보호무역주의 파고를 맞은 현대자동차그룹은 전혀 다른 길을 택했다
관세 장벽과 싸우기보다는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입해 현지 공장을 짓고 미국 기업과 똑같은 지위를 얻는 ‘정공법’을 택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통상 압박이라는 같은 문제 앞에선 두 기업의 해법은 ‘소송’과 ‘투자’로 극명하게 갈렸다.
BYD “법대로 하자”… 관세 장벽 자체를 부정
BYD가 제기한 소송의 핵심은 미국 대통령이 관세를 부과할 때 근거로 삼은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의 정당성을 문제 삼은 것이다.

BYD는 “국가 비상사태에만 써야 할 권한을 무역 적자 해소나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쓰는 건 위법”이라며 관세 자체가 무효라고 주장한다.
BYD의 이런 공격적인 행보는 ‘잃을 게 없다’는 판단에서 나왔다. 현재 100%에 달하는 관세 때문에 미국 수출길이 막힌 상황에서, 소송은 밑져야 본전인 카드다.
만약 승소한다면 멕시코 공장 등을 통해 관세 없이 미국 시장에 저가 전기차를 쏟아낼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반면 현대차는 “돈으로 뚫자”… 36조 들여 ‘미국 시민권’ 획득
한편, 현대차의 대응은 BYD와 정반대다. 현대차는 미국의 관세 정책에 이의를 제기하는 대신, 그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 막대한 비용을 지불하는 쪽을 택했다.

현대차그룹은 조지아주 메타플랜트(HMGMA) 건설과 추가 투자를 합쳐 총 260억 달러(약 36조 원)를 미국에 쏟아부었다.
관세 장벽이 아무리 높아도, 장벽 안쪽(미국 본토)에서 차를 만들면 관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노린 것이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인상 위협에도 현대차가 공장 가동률을 높이고 추가 투자를 단행한 것은, 현대차를 ‘수입차’가 아닌 ‘미국산 차’로 인정받게 해 관세 리스크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계산이다.
“밖에서 부수기” vs “안으로 들어가기”
결국 두 기업의 차이는 미국 시장을 대하는 위치 선정에 있다. BYD는 장벽 ‘밖’에서 진입을 위해 성벽을 부수려 하고 있고, 현대차는 비싼 입장료를 내고 이미 장벽 ‘안’으로 들어와 자리를 잡았다.

문제는 BYD 소송 결과가 현대차에 미칠 영향이다. 현대차는 진입 장벽을 전제로 거액을 투자했다. 하지만 BYD 승소로 장벽이 낮아진다면, 현대차의 막대한 투자는 가격 경쟁력 약화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
결국 BYD의 법적 도발이 성공할 경우, 현대차가 치른 막대한 ‘입장료’는 자칫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
미국의 빗장을 ‘돈’으로 푼 현대차와 ‘법’으로 뚫으려는 BYD, 2026년 양사의 엇갈린 승부수가 어떤 성적표를 받아들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