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버용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석 달 만에 두 배로 뛴다. 2026년 1분기 메모리 가격이 전 분기 대비 80~90% 급등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업계는 “역사적 고점을 경신하는 분기”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 1분기 메모리 가격은 직전 분기보다 80~90% 상승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서버용 64GB RDIMM 가격은 지난해 4분기 450달러에서 1분기 900달러를 넘어서고, 2분기에는 1,000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불과 6개월 만에 가격이 두 배 이상 뛰는 셈이다.
더 주목할 점은 범용 D램의 수익성이 AI 반도체로 주목받는 HBM(고대역폭메모리)을 처음으로 추월했다는 사실이다. 지난해 4분기 D램 영업이익률은 이미 60% 수준에 달했으며, 1분기에는 이 마진이 역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분석된다.
AI 특수에 범용 D램까지 ‘슈퍼사이클’ 돌입

가격 폭등의 근본 원인은 공급 부족이다. 지난 1년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메모리 업체들이 AI 데이터센터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HBM 생산에 집중하면서, 범용 D램(DDR5, LPDDR5 등) 공급이 급격히 줄어들었다.
엔비디아 젠슨 황 CEO도 “올해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면서 전체 공급망 압박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한 바 있다.
여기에 AI 인프라 붐이 가세했다.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폭증하면서 평균판매단가(ASP)는 2025년 4분기 Gb당 0.52달러에서 2026년 1분기 0.65달러로 25% 급등했다. 지난해 4분기 비교적 잠잠했던 낸드 플래시도 1분기 들어 80~90% 동반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하이닉스, 180조·150조 실적 전망

메모리 가격 급등은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을 견인하는 핵심 동력이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이 180조 원대, SK하이닉스가 150조 원대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일부 분석기관은 두 회사가 각각 100조 원을 넘길 것으로 관측한다.
특히 범용 D램의 수익성 급등은 HBM4 가격 협상에서도 우호적으로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SK하이닉스는 2026년 2월 HBM4 양산을 시작하며, 올해 HBM 매출이 29.3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년 13조 원 대비 125% 증가한 수치다. 삼성전자도 엔비디아 물량의 30% 수주를 목표로 HBM 시장 반격을 준비 중이다.
2027년까지 공급 부족 지속… 소비자 기기 가격 인상 우려

시장조사기관들은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이 2027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모건스탠리는 2026년 메모리 가격 전망을 대폭 상향 조정했다. D램 평균 가격은 62%, 낸드는 75% 상향됐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최정구 책임연구원은 “제조사들의 손익 역시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수준이 예상된다”며 “1분기는 D램 마진이 처음으로 역사적 고점을 넘어서는 분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가격 급등의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스마트폰 생산 비용이 8~10% 증가하면서 저가 안드로이드폰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 스마트폰 업체들은 D램 탑재량을 줄이고, PC 업체들은 SSD를 TLC에서 QLC로 변경하는 등 원가 절감에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OEM 업체들이 고가 모델에 집중해 가격 상승분을 소화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