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완성차 업계에 ‘기회의 땅’으로 불렸던 중국 시장이 점차 혹독한 생존 무대로 변하고 있다.
최근 폭스바겐그룹 산하의 대중차 브랜드 스코다(Skoda)가 중국 시장에서 전면 철수하기로 결정하면서, 현지 토종 브랜드의 거센 압박이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올랐다.
단순히 한 브랜드의 부진을 넘어 글로벌 완성차들의 위기감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34만 대 팔던 전성기…몇 년 새 96% 증발
외신에 따르면 스코다는 올해 중순을 기점으로 중국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하는 수순에 돌입했다. 한때 중국은 스코다의 전 세계 판매량 중 4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가장 중요한 핵심 무대였다.

2018년에는 연간 34만 1000대의 판매고를 올리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고, 당시만 해도 연간 60만 대 판매를 달성하겠다는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을 기점으로 상황은 급반전했다.
2020년 판매량이 17만 대 수준으로 반토막 난 것을 시작으로 끝없는 추락을 이어갔다. 2022년 4만 4600대, 2024년 1만 7500대에 이어 급기야 지난해에는 판매량이 약 1만 5000대 수준까지 쪼그라들었다.
불과 몇 년 새 전성기 대비 무려 96%의 판매량이 증발하는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든 것이다.
토종 EV 브랜드의 파상공세와 가격 전쟁
스코다의 몰락은 중국 자동차 시장의 급격한 전동화 전환과 궤를 같이한다.

현지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내연기관에서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로 빠르게 옮겨갔다. 이 틈을 타 막강한 정부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 토종 브랜드들이 무서운 속도로 점유율을 늘려나갔다.
특히 토종 업체들이 주도한 파괴적인 전기차 가격 전쟁이 치명타가 됐다. 본래 유럽 시장에서 ‘가성비’를 강점으로 내세웠던 스코다지만, 원가 경쟁력을 극대화한 중국 현지 전기차들의 가격 공세를 방어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스코다 역시 전기 SUV ‘엘록(Elroq)’ 등을 선보이며 반전을 꾀했다. 하지만 폭스바겐그룹 차원에서 현지 브랜드들과 더 이상 출혈 경쟁을 이어가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기아도 남 일 아냐…인도·아세안으로 눈 돌린다
중국을 떠나는 스코다는 이제 신흥 시장인 인도와 동남아시아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실제로 스코다는 지난해 인도 시장에서 전년 대비 96% 이상 급증한 약 7만 600대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인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스코다의 철수가 현대자동차와 기아를 비롯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에게도 적지 않은 시사점을 던진다고 분석한다.
과거 현지화 전략으로 큰 성공을 거뒀던 글로벌 기업들 역시 최근 중국 시장에서 판매량 감소와 점유율 하락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도 무리한 외형 확장보다는 현지 공장 매각 및 수익성 위주의 라인업 재편 등 대대적인 체질 개선을 진행 중이다.
“유럽차도 중국에서 버티지 못한다”는 잔혹한 현실이 증명되면서, 글로벌 완성차 업계의 생존 전략 수정과 신흥 시장 개척 행보는 한층 더 가속화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