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북아시아의 군사적 긴장감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일본이 이른바 ‘반격 능력’ 확보를 명분으로 내세웠던 차세대 장거리 타격 무기 개발이 설계 도면을 벗어나 실질적인 시험과 배치 단계에 진입했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 정부가 일본의 자국산 극초음속 무기 시험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기로 결정하면서, 전수방위 중심이었던 일본의 군사력이 원거리 타격 체계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4600억 원 규모 미국 지원…실전 시험장 열렸다
외신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는 최근 일본의 도서방위용 고속활공탄(HVGP) 시험을 지원하기 위해 약 3억 4000만 달러(한화 약 4600억 원) 규모의 대외군사판매(FMS) 요청을 승인했다.
극초음속 무기는 마하 5 이상의 빠른 속도와 불규칙한 비행 궤적 탓에 개발 단계에서 광활한 시험장과 고도의 원격 측정 장비가 필수적이다.

국토가 좁아 자체적인 장거리 미사일 시험에 한계가 있던 일본이 미국의 광범위한 기술 및 공간적 지원을 등에 업고 본격적인 실전 테스트에 돌입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이는 단순한 무기 거래를 넘어, 미일 양국이 공격형 전략 자산 개발 과정에서도 기술적으로 깊숙이 동기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베이징부터 남중국해까지…3000km 타격권의 의미
실제로 일본의 극초음속 무기 배치 시계는 매우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일본 방위성은 다가오는 2026 회계연도 예산안에 HVGP의 개발 및 조기 배치를 위해 1261억 엔(한화 약 1조 1200억 원)이라는 대규모 예산을 편성했다.
초기형으로 배치될 모델은 사거리 약 500km 수준으로 주변 도서 지역 방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하지만 일본의 장기적인 목표는 이를 사거리 3000km급의 개량형으로 확장하는 데 있다.

사거리 3000km는 지리적으로 엄청난 파급력을 지닌다. 일본 규슈나 오키나와 등 본토 주요 기지를 기준으로 쏠 경우, 한반도 전역은 물론 중국의 수도 베이징과 경제 중심지 상하이를 포함한 내륙 군사 거점 대부분이 타격권에 들어간다.
여기에 러시아 극동 지역의 블라디보스토크 해군 기지, 대만해협, 그리고 영유권 분쟁이 한창인 남중국해 일대까지 닿을 수 있는 거리다.
대기권 내에서 글라이더처럼 활공하며 궤도를 바꾸는 극초음속 무기의 특성상, 주변국들의 기존 미사일 방어망으로는 요격이 매우 까다로운 것으로 평가받는다.
동북아 타격 질서 재편…치열해지는 무기 경쟁
일본의 이러한 행보는 동북아시아의 군사 질서와 장거리 타격 역학을 근본적으로 뒤흔드는 변수다.

과거 요격 미사일 중심의 방어 체계 구축에 집중하던 일본이, 이제는 중국과 북한의 내륙 깊숙한 곳을 직접 때릴 수 있는 창을 손에 쥐고 실질적인 전쟁 억지력을 행사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이는 자연스럽게 한국 독자 관점에서도 묵직한 안보적 시사점을 던진다.
고위력 현무 미사일과 극초음속 비행체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는 한국군 입장에서, 주변을 샅샅이 훑을 수 있는 일본의 장거리 타격 능력 확보는 역내 군사기술 경쟁을 한층 가열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주변국들이 앞다투어 요격 불가의 장거리 타격망을 갖춰가는 상황에서, 한국 역시 북한의 위협을 넘어 변화하는 동북아 전략 무기 경쟁 구도에 대비한 다층적인 안보 셈법을 가다듬어야 할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