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쏘, 1회 충전 1,400km… 미라이 꺾고 ‘세계 신기록’ 탈환
벤츠·혼다 포기할 때 홀로 ‘Go’… 28년 외길이 만든 ‘초격차’
“수소차 무덤은 옛말”… 일본서 판매량 77% 급증 ‘기현상’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수소연료전지(Fuel Cell)를 두고 “바보 전지(Fool Cell)”라며 조롱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수소차 개발 중단을 선언했고, 혼다마저 승용 수소차 시장에서 사실상 발을 뺐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줄줄이 백기를 드는 동안, 바보처럼 28년간 한 우물만 판 기업이 있다. 바로 현대자동차다. 모두가 “승용 수소차는 끝났다”고 말할 때, 현대차는 보란 듯이 세계 신기록을 갈아치우며 기술 패권의 ‘왕좌’에 올랐다.
“토요타 비켜”… 1,400km 주행 ‘괴물 넥쏘’의 탄생
현대차의 수소전기차 ‘넥쏘’가 1회 충전으로 무려 1,400.9km를 달리며 수소차 주행거리 부문 세계 신기록을 경신했다. 이는 서울에서 부산을 왕복하고도 남는 거리다.
종전 기록 보유자는 수소차의 원조를 자처하던 일본 토요타의 ‘미라이(1,359.9km)’였다. 현대차는 지난 2021년 토요타에게 뺏겼던 타이틀을 4년 만에 탈환하며, 기술력에서 일본을 완전히 따돌렸음을 만방에 선언했다.

단순히 연료 통을 키운 게 아니다. 현대차 연구소 관계자는 “28년간 축적된 스택(수소와 산소를 반응시켜 전기를 만드는 장치) 효율화 기술과 공기 저항 제어 기술이 집약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남들 포기할 때 우린 더 팠다”… 고독했던 28년 전쟁
이번 기록이 값진 이유는 현대차가 걸어온 ‘고독한 길’ 때문이다. 1997년부터 수소차 개발에 뛰어든 현대차는 막대한 비용과 인프라 부족이라는 난관 속에서도 투자를 멈추지 않았다.
반면 경쟁사들의 행보는 정반대였다. 독일 다임러(벤츠)와 폭스바겐은 “비용 대비 효율이 떨어진다”며 수소 승용차 개발 포기를 선언했고, 혼다 역시 ‘클래리티’ 단종 이후 수소차 명맥이 끊기다시피 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빅3가 전기차(BEV) 올인으로 선회할 때 현대차만 ‘전기차-수소차 양날개’ 전략을 고수했고, 그 결과 경쟁자들이 따라올 수 없는 내구성·불감 시동 능력과 스택 소형화 기술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적진 한복판 ‘일본’서 통한 기술력… 2026년 ‘차세대 넥쏘’ 출격

현대차의 뚝심은 ‘수소차 종주국’ 일본 시장마저 흔들고 있다. 자국 브랜드 충성도가 높기로 유명한 일본에서 넥쏘는 지난해 판매량이 전년 대비 77%나 급증했다.
토요타 미라이의 신차 계획이 불투명해지자, 일본 소비자들이 기술력이 검증된 현대차 넥쏘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2026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인 ‘차세대 넥쏘’는 현재 700km 수준인 공인 주행거리를 800km 이상으로 늘리고, 가격 경쟁력까지 갖출 전망이다.
정의선 현대차 회장은 평소 “수소는 우리가 가야 할 길”이라며 흔들림 없는 의지를 보여왔다. ‘바보’ 소리를 들으며 묵묵히 갈고닦은 28년의 칼날이, 이제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을 겨누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