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도 포기할 때 홀로 질주”… 현대차 수소차 1위 비결
27년 수소 뚝심… 일·독 뒷걸음질에 현대차만 78% ‘폭성장’
최초 양산부터 신형 넥쏘까지… 경쟁사 압도한 ‘초격차’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BEV) 열풍에 밀려 수소차 개발에 주춤하는 사이, 현대자동차가 ‘뚝심’으로 세계 시장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켜냈다.
단순히 판매량만 앞선 것이 아니다. 경쟁자인 일본의 도요타와 혼다가 역성장하며 뒷걸음질 치는 동안, 현대차는 압도적인 성장세를 기록하며 사실상 수소차 시장을 ‘나 홀로’ 견인하고 있다는 평가다.
27년의 집념, 현대차 홀로 웃었다
10일 SNE리서치와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수소차 시장은 전년 대비 24.4% 성장하며 1만 6,011대를 기록했다. 이 성장의 중심에는 현대차가 있었다.
현대차는 지난해 총 6,861대를 판매하며 글로벌 1위를 사수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무려 78.9%나 폭증한 수치다. 지난해 4월, 7년 만에 완전 변경(풀체인지) 모델로 출시된 ‘2세대 신형 넥쏘’가 시장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낸 덕분이다.

반면, 한때 수소차 종주국을 자처했던 일본 브랜드들의 성적표는 처참했다. 2위 도요타는 주력 모델 ‘미라이’와 ‘크라운’을 합쳐 1,168대를 파는 데 그치며 전년 대비 39.1%나 판매량이 쪼그라들었다.
3위 혼다 역시 야심 차게 ‘CR-V e:FCEV’를 내놓았지만 185대 판매라는 초라한 성적을 거뒀다.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 시장에서 수소차 수요가 급감하는 와중에도 현대차만이 유일하게 판매량을 두 배 가까이 늘리는 기염을 토한 것이다.
왜 현대차만 잘 팔릴까? ‘형태’와 ‘기술’의 승리
전문가들은 현대차의 독주 비결로 ‘상품성’과 ‘오랜 기술 축적’을 꼽는다.
도요타의 미라이가 세단 형태를 고집하며 공간 활용성에서 외면받은 것과 달리, 현대차는 초기부터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은 SUV 형태(투싼, 넥쏘)에 집중했다.

SUV 특유의 넉넉한 적재 공간에 수소 탱크를 효율적으로 배치하여 패밀리카로서의 실용성을 확보한 전략이 적중했다는 분석이다.
현대차의 수소차 역사는 199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수소전지 개발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프로젝트 머큐리’를 가동한 이래, 2013년 세계 최초의 양산형 수소차 ‘투싼 ix Fuel Cell’을 내놓으며 기술 표준을 선도해왔다.
경쟁사들이 수소차를 실험적인 프로젝트로 다룰 때, 현대차는 이를 ‘실제 팔리는 상품’으로 만들기 위해 내구성과 냉시동성(겨울철 시동 능력) 등 실용 영역의 기술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그 결과물이 바로 영하 30도에서도 시동이 걸리고, 내연기관차 수준의 내구성을 확보한 지금의 ‘넥쏘’다.
상용차로 넓힌 생태계, 그리고 남은 과제

현대차의 경쟁력은 승용차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등 상용차 라인업을 동시에 운영하며 쌓은 방대한 주행 데이터는 다시 승용차의 배터리 스택 효율을 높이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
단순히 차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수소 생태계 전반을 아우르는 ‘HTWO’ 브랜드를 통해 수소 사회의 비전을 제시하고 있는 점도 경쟁사들과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과제는 남았다. 한국의 급성장에도 규모 면에선 상용차 중심의 중국이 여전히 1위다. 인프라 부족에 따른 미·유럽의 판매 감소도 넘어야 할 산이다.
관계자는 “수소차를 포기하지 않은 정 회장의 철학이 빛을 발했다”며 “경쟁사가 주춤할 때 벌린 기술 격차가 향후 수소 대중화 시대에 현대차를 독보적 위치로 이끌 것”이라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