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페인 방산기업 Sener가 리야드에서 열린 World Defense Show에서 차세대 자율 스텔스 드론 ‘SRC 100 Razor’를 공개했다.
이 시스템은 단순한 일회용 무인기가 아닌, 회수와 재사용이 가능한 ‘소모성(attritable)’ 개념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고위험 임무에 대량 투입하되 생존 시 회수해 다시 쓸 수 있다는 점에서, 값비싼 재사용 드론과 저렴한 일회용 자폭 드론의 중간 지점을 노린 전략으로 풀이된다.
전량 스페인에서 생산되는 이 150kg급 플랫폼은 낙하산 회수 시스템을 갖췄으며, 위성항법 신호가 차단된 환경에서도 완전 자율 비행이 가능하다.
Sener는 정보·감시·정찰(ISR) 임무는 물론 정밀 타격 작전에도 투입할 수 있다고 밝혔다. 스페인 국방장관 마르가리타 로블레스가 전시장을 직접 방문한 것은 정부 차원의 지원 의지를 보여준다.
저피탐성과 자율성, 두 마리 토끼를 잡다

SRC 100 Razor의 핵심은 저피탐(low-observability) 설계와 완전 자율 운용 능력의 결합이다. 최신 분쟁 사례를 보면 GPS 재밍이 일상화되면서 위성항법에 의존하는 드론들이 무력화되는 경우가 빈번하다. Sener는 이 문제를 암호화된 통신과 자체 항법 시스템으로 해결했다고 설명한다.
또한 이 플랫폼은 고급 공중 표적 훈련용으로도 활용 가능하다. 스텔스 특성을 지닌 표적 드론을 상대로 방공 시스템을 훈련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는 단일 플랫폼으로 훈련과 실전 양쪽을 커버하려는 비용 효율적 접근이다. 무게 150kg이라는 제원은 차량이나 소형 발사대에서 운용 가능한 수준으로, 배치 유연성도 확보했다.
SCR 인수와 시설 확장, 생산 기반 다지기

SRC 100 Razor는 Sener의 SIROCO 프로젝트 첫 결실이다. 이 프로젝트는 최근 원격 조종 시스템 전문 기업 SCR(Sistemas de Control Remoto) 인수로 탄력을 받았다.
SCR은 표적 드론과 무인 플랫폼 분야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아온 업체로, 이번 통합으로 Sener의 자율 시스템 포트폴리오는 급속히 확대됐다.
생산 인프라도 대폭 늘리고 있다. 마드리드 인근 아르간다 델 레이 시설 개보수와 함께, 바스크 지역 사무디오에 새 공장을 건설 중이다. 완공 시 우주·방산 전용 시설만 4만㎡를 넘어서며, 클린룸과 첨단 생산라인을 갖추게 된다. 대량 생산 체계 구축이 본격화되는 셈이다.
유럽 방산 생태계의 새 변수
Sener의 움직임은 유럽 방산 지형에서 주목할 만하다. 프랑스와 독일이 주도해온 유럽 무인기 시장에 스페인이 독자 기술로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특히 ‘소모성’ 개념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NATO 회원국들이 주목하는 운용 철학이다. 값비싼 고급 자산 손실을 피하면서도 고위험 임무를 수행할 수단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된 결과다.
방산 전문가들은 회수 가능한 소모성 드론이 향후 시장의 한 축을 형성할 것으로 본다. 일회용 자폭 드론은 비용 대비 효과가 크지만 ISR 같은 복합 임무엔 한계가 있고, 고가 재사용 드론은 손실 위험 때문에 투입을 꺼리게 된다.
SRC 100 Razor는 이 중간 지대를 겨냥한 해법이다. Rafael Orbe Sener 국방 사업 총괄은 “빠르게 변화하는 요구사항에 즉각 대응 가능한 유연한 솔루션”이라고 강조했다.
스페인 방산 업체의 기술적 자립도 높아지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전량 자국 생산, 자체 항법 기술, 회수 시스템까지 핵심 요소를 독자 개발했다는 점은 유럽 내 기술 다변화에 기여할 전망이다.
Sener가 SIROCO 프로젝트에서 추가로 어떤 시스템을 선보일지, 그리고 NATO 회원국들의 구매 결정이 어떻게 나올지가 향후 관전 포인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