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나라’ 무기는 절대로 안 사겠다” …1조6천억짜리 ‘폭탄선언’ 등장, K-방산에 한 번 더?

이스라엘 무기 연달아 취소
한국 방산에는 기회로 작용
이스라엘행 무기도 입항 거부

가자시티 공세 강화로 벌써 6만 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스페인이 이에 대한 저항의 의미로 이스라엘제 무기 구매를 취소했다.

앞서 스페인은 천무와 ASTROS Ⅱ를 제치고 이스라엘의 PULS를 구매하기로 결정한 바 있으나 가자지구 문제로 이스라엘과 갈등이 심화하면서 다수의 이스라엘 무기 도입을 취소하고 있다.

1조 원 이상의 방산 거래 취소

최근 스페인 정부는 공식적으로 이스라엘의 PULS 다연장 로켓 도입을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자행하는 행위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이스라엘 측 무기를 구매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에 스페인은 12대의 PULS 구매를 비롯하여 라이선스 생산을 준비했던 이스라엘제 대전차 미사일 발사기 계약도 모두 취소했다.

두 사업에 투입하려 했던 예산 규모를 모두 합치면 약 1조6천억 원에 육박하는 천문학적 금액이었으며 이번 계약 취소로 이스라엘은 상당한 금전적 피해를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스페인은 군대 내에서 이스라엘 무기와 기술을 단계적으로 제거하기 위한 검토 작업도 진행 중이다.

한국 방산에는 새로운 기회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여파가 이어지면서 이스라엘 무기 도입을 거부하는 나라가 늘어날 때면 국내 방산 업계에서는 한국에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방산 시장에서 한국과 이스라엘이 강세를 보이는 무기 체계가 일부 겹치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이번에 스페인이 거절한 PULS는 천무와 같은 다연장 로켓이며 자주포 분야에서는 이스라엘의 ATMOS 2000이 있다.

ATMOS 2000은 차륜형 자주포로 궤도형 차체를 사용하는 K-9과 완벽하게 대칭되는 무기는 아니지만 일부 국가의 자주도 도입 사업에서 K-9과 경쟁 입찰을 시도하기도 했다.

이처럼 지상 무기 체계에서 겹치는 요소가 많은 이스라엘이 외교적인 이유로 시장에서 배척받는다면 그만큼 한국 방산에는 추가적인 기회가 찾아올 수 있다는 것이 국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이스라엘행 무기 입항도 반대

한편 이탈리아의 항구 도시에선 이스라엘로 향하는 무기가 적재된 트럭 2대의 입항을 거부하는 사건도 발생하였다. 스페인이 이스라엘에서 무기가 넘어오는 것을 막았다면 이탈리아는 이스라엘로 무기가 넘어가는 것을 막은 셈이다.

해당 도시의 시장은 “이탈리아 정부가 이스라엘로 가는 무기 판매를 차단했다고 주장하지만 여기에 더해 다른 나라에서 이탈리아를 거쳐 이스라엘로 무기가 들어가는 것도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또한 이탈리아 이외에도 프랑스나 스웨덴, 그리스 등 다른 유럽 국가들에서도 이스라엘로 가는 무기 운송을 차단하기 위한 비슷한 움직임이 포착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