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국영 가스 기업 가스프롬
24년 만에 처음으로 ‘대규모 적자’
푸틴의 실질적 자금줄 이대로 끊어질까
“푸틴 완전 망한 거 아닌가요?”
“이제 전쟁도 막바지인 것 같네요”
러시아의 국영 가스 기업인 가스프롬이 24년 만에 처음으로 대규모 적자를 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목받고 있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 주요 국가들이 러시아 가스 구매를 중단하였고, 그 영향으로 가스 무역량이 줄어들면서 적자를 내게 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2일(현지 시간) 외신 보도에 따르면 가스프롬은 지난해 6290억 루블(한화 약 9조 3000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금융 위기로 인해 적자를 냈던 1999년 이후 24년 만의 첫 연간 손실이다.
지난해 가스프롬의 매출 또한 8조5000억 루블(한화 약 122조 4000억 원)로 전년 대비 30퍼센트나 감소했다. 특히 2022년 8조 4000억 루블이었던 가스 판매 매출이 4조 1000억 루블로 절반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가스프롬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자금줄로 잘 알려져 있는 국영 가스 기업이다.
가스프롬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022년에도 1조 2000억 루블(한화 약 17조 7000억 원)의 순이익을 냈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 사회가 전방위적인 경제 제재에 나섰음에도 러시아가 꼼짝하지 않았던 배경에는 바로 가스 판매를 통한 수익이 있었다.
유럽 주요 국가의 러시아 가스에 대한 의존도는 이전부터 워낙 높았다. 따라서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를 제재하고 싶더라도 단번에 주문을 끊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러나 유럽이 러시아를 대체할 가스 공급원을 찾아냈고, 마침내 제재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국제 가스 가격이 하락하고 날씨가 따뜻해짐에 따라 가스프롬은 지난해 최악의 실적에 맞닥뜨리게 되었다.
유럽연합(EU) 통계를 봐도 전체 가스 수입에서 러시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40%에서 2023년 8%로 크게 낮아졌다.
시장에서는 한때 유럽의 에너지 공급에 막대한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었던 가스프롬이 유럽 시장을 대체할 새로운 수입원을 찾아내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중이다.
러시아를 향해 현재 어떤 제재가 가해지고 있을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미국, 영국, 프랑스 등을 필두로 한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를 향한 동시다발적인 경제 제재를 가하고 있다.
이로 인해 러시아는 한때 국가 부도에 근접할 만큼의 경제 위기를 맞기도 했다.
미국은 러시아가 미국 은행에 보유하고 있는 외화를 사용하여 채무를 상환하는 것을 금지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의 주요 은행은 국제 금융 시스템에서 삭제되었다.
영국은 러시아 주요 은행을 영국 금융 시스템에서 제외해 러시아 모든 은행의 자산을 동결하고, 러시아인이 영국 은행에서 가입할 수 있는 예금에 대한 제한 조치를 내렸다.
EU는 2022년 12월부터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하였고, 2023년 2월부터는 러시아에서 정제된 석유 제품의 수입을 전면 금지하였다.
EU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러시아산 석탄 수입 역시 중단하였다.
미국은 러시아의 모든 석유 및 가스 수입을 금지했고, 영국은 향후 러시아 가스를 수입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독일은 러시아와의 노르트스트림 2 가스관 개설 계획을 동결했다.
대러시아 경제 제재, 우리나라에는 영향 없을까?
이러한 대러시아 경제 제재가 장기화될 경우, 러시아 경제뿐만 아니라 유럽, 북미, 일본, 대한민국 등 많은 국가에서 적잖은 피해가 예상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이로 인한 범세계적 경제 위기는 시작되었다는 평가도 많다.
우리나라의 경우 러시아에 진출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팔도, 오뚜기, 현대자동차 등의 기업이 손실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또 러시아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원자재 가격이 폭등함으로써 물가가 오르고 있다.
우리나라는 명태의 96.1%, 대구의 93.6%를 러시아로부터 수입하고 있다. 또 러시아는 세계적인 밀 생산국이기도 하므로 빵 가격도 점차 오를 것으로 보인다.
IMF(국제통화기금)에서는 이번 전쟁으로 인해 전세계적인 인플레이션과 기아·난민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공식 경고하였다.
한편 외신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가 보스토치니항에서 북한으로 정제된 석유를 수송하고 있다”고 전해졌다.
UN 제재에 따라 북한의 정유 제품 수입은 연간 50만 배럴로 제한되어 있다. 그런데 지난 3월에만 러시아가 16만 5000배럴 이상의 정제 석유를 북한에 선적했다고 알려졌다.
북한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결속하고 있다. 북한은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공격용 무기를 보내고 있다는 의심을 사기도 했다.
UN 제재 감시단에 따르면 1월 2일 우크라이나 하르키프 시에 떨어진 미사일 잔해는 북한의 화성-11형 탄도미사일에서 나온 것이었다고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