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작정하고 나섰다”…비싸서 구경도 못 한 ‘이것’, ‘반값’ 만들자 ‘전국 들썩’

한우, 이번엔 삼겹살급 가격으로 대중 앞에
정부·유통 손잡고 최대 50% ‘파격 세일’
짧은 할인, 한우 소비 지형 바꿀 시험대

11월 1일 ‘한우 먹는 날’을 앞두고 전국 마트가 들썩이고 있다. 올해는 분위기가 다르다. ‘한우는 비싸다’는 공식이 잠시 흔들린다.

정부와 유통업계가 손잡고 10월 28일부터 11월 10일까지 진행하는 ‘소(牛)프라이즈 2025 대한민국 한우세일’ 때문이다. 최대 50% 할인폭은 평소에는 좀처럼 보기 어려운 수준이다.

특가 이벤트 넘어선 한우의 반격, 소비자 마음을 녹이다

1등급 한우 등심이 100g당 7,950원, 양지는 4,040원, 불고기·국거리용은 2,980원까지 내려간다. 숫자만 보면 고개가 갸웃해진다.

삼겹살이 100g당 2천원대 초중반인 걸 감안하면, 국거리용 한우가 거의 ‘삼겹살급’ 가격에 다가선 셈이다. 그동안 명절이나 특별한 날에만 식탁에 올랐던 한우가 잠시나마 대중의 장바구니로 내려온 것이다.

이번 행사는 단순한 가격 인하를 넘어선다. 11월 1일 ‘한우 먹는 날’과 ‘코리아 그랜드 페스티벌’ 기간이 겹치면서, 소비 진작과 물가 안정을 동시에 노린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소비자들이 한우를 부담 없이 즐기며 한우 산업 전체의 선순환을 이끌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와 전국한우협회, 대형마트, 온라인몰이 모두 참여해 할인 폭을 키운 것도 이례적이다.

소비자 반응은 벌써 뜨겁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올해는 한우로 국 끓이겠다”, “이 가격이면 삼겹살 대신 한우 불고기 가능” 같은 글이 쏟아진다.

일부 매장은 행사 시작 전부터 예약 주문을 받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행사가 단기적인 ‘특가 이벤트’를 넘어, 한우 소비층을 넓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오르던 한우값, 정부·유통 손잡고 ‘파격 인하’

한편 한우 가격은 올해 들어 꾸준히 상승세를 보였다. 한은 통계에 따르면 9월 쇠고기 생산자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6.9% 올랐다.

공급 비용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정부와 유통업계가 동시에 가격을 낮춘 건 이례적이다. 일시적인 할인이라 해도 소비자 입장에선 체감 물가가 크게 내려가는 효과를 준다.

할인 대상과 일정은 한우자조금, 전국한우협회 홈페이지와 여기고기 앱에서 확인할 수 있다. 31일에는 서울 양재 하나로마트에서 ‘한우국밥 나눔 행사’도 열린다. 전국 각지의 생산자 단체들이 직접 소비자와 만나는 자리도 잇따를 예정이다.

평소엔 손이 잘 가지 않던 한우가 이번엔 장바구니 앞줄에 섰다. 짧은 기간이지만, 가격의 벽이 낮아진 사이 한우의 매력을 새로 느낄 기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