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황 속에서도
삼성만 성과급 급감
파운드리는 미지급까지

“SK는 월급의 150% 받는다는데, 삼성은 0%라고요?”
똑같은 반도체 업계 직장인들의 2025년 상반기 현실이다. AI 반도체 특수로 업계 전반이 호황을 맞았지만, 성과급 지급 현황을 들여다보면 기업마다 희비가 극명하게 갈렸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TSMC는 직원 1인당 평균 8600만원이라는 역대급 성과급을 지급했고, SK하이닉스는 전 직원에게 월 기본급의 150%를 안겼다. 하지만 삼성전자만 예외다.
역대급 실적에 웃는 SK하이닉스와 TSMC

SK하이닉스는 7월 23일 사내 공지를 통해 올해 상반기 생산성 격려금을 월 기본급의 150% 수준으로 지급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SK하이닉스 성과급 제도 중 최대치에 해당한다. 생산성 격려금은 생산량 목표 달성을 전제로 영업이익률에 따라 차등 지급되는데, 영업이익률 30% 초과 시 기본급의 150%가 책정된다.
SK하이닉스의 파격적인 성과급 지급 배경에는 고대역폭메모리 시장 독주가 있다.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17조 6391억원, 영업이익 7조 4405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기 때문이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전망치는 각각 20조 7186억원, 9조 648억원으로 전년 대비 26.2%, 157.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만의 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TSMC 역시 2024년 실적을 바탕으로 전 직원에게 1인당 평균 8600만원 수준의 연간 성과급을 지급했다. 이는 전년 대비 40% 가까이 늘어난 금액이다.
TSMC의 대규모 성과급 지급은 AI 반도체 수요 폭증이 직접적인 원인이다. 엔비디아를 비롯한 주요 AI 칩 업체들의 주문이 몰리면서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압도적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침묵하는 삼성의 속사정

반면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2025년 상반기 성과급 지급률은 상대적 낮은 수준이다. 메모리 사업부가 기본급의 25%, 시스템LSI와 반도체연구소가 12.5%에 그쳤다. 특히 파운드리 사업부는 성과급이 전혀 지급되지 않았다.
이는 1년 전과 비교하면 극명한 차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메모리 사업부는 75%, 파운드리는 37.5%의 성과급을 받았었다. 심지어 작년 하반기에는 메모리 사업부가 최대 200%까지 받기도 했다.
이 같은 실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기 위해, 삼성전자 DS 부문 임원들은 올해 상반기 성과급을 전액 반납하기로 결정했다.
명암 갈린 이유는

같은 반도체 업계에서도 이처럼 극명한 차이가 나는 배경에는 사업 포트폴리오와 시장 대응력의 차이가 있다. SK하이닉스는 AI 서버용 HBM 시장에서 압도적 기술력으로 독주하고 있고, TSMC는 최첨단 파운드리 공정으로 AI 칩 생산을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여러 사업 영역에 분산돼 있으면서도 핵심 분야에서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 파운드리 사업은 지속적인 적자에 시달리고 있고, 낸드플래시 시장 역시 중국 업체들의 추격으로 수익성이 악화됐다.
이런 성과급 격차는 단순한 보상 차이를 넘어서는 의미를 갖는다. 반도체 업계의 치열한 인재 확보 경쟁에서 삼성전자가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핵심 기술진들이 더 나은 보상을 찾아 경쟁사로 이직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결국 반도체 업계의 성과급 지급 현황은 각 기업의 경쟁력을 그대로 보여주는 거울이 됐다. AI 시대 반도체 패권 경쟁에서 삼성전자가 다시 한번 도약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삼성 임원들의 미래를 보는눈이 없다.
현실에 안주하면 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