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일본 독점 끝났다”, “전부 한국산으로 교체?”…’수백억 잭팟’에 ‘발칵’

국산 방진 기술, 전통 강자 유럽·일본 벽을 넘기 시작
실선 데이터 앞세운 태영팬가드, 해외서 첫 대형 MOU 성사
선박 넘어 플랜트까지… 확장성 확인되며 수요 기대 높아져

태영팬가드가 필리핀, UAE, 튀르키예와 700만 달러 규모의 수출 MOU를 체결했다.

조용한 기술 기업의 해외 진출 소식처럼 보이지만, 선박과 플랜트 산업에서 진동을 잡는 기술의 영향력을 생각하면 이 성과가 지닌 의미는 훨씬 깊다.

실선 데이터가 만든 반전, 국산 기술이 경쟁무대에 올라서다

거대한 선박은 엔진이 돌아가는 순간부터 흔들림을 반복한다. 이런 진동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소음이 늘고 구조 피로가 쌓이며 장비 고장과 안전 문제로 이어진다. 진동을 억제하는 장치가 운영비와 안전성을 좌우하는 이유다.

이 분야는 오랫동안 독일과 북유럽, 일본 기업들이 강세였다. 중공업과 플랜트 기술이 일찍 자리 잡은 지역이라 고급 방진 장치와 정교한 진동 제어 솔루션은 유럽 기업들이 선도해 왔다.

조선 기자재 시장에서는 일본 제품이 안정성과 실적을 무기로 높은 벽을 쌓았다. 한국은 세계적인 조선 강국이면서도 핵심 방진 장비에서는 수입 의존이 컸고, 국산 기술은 천천히 뒤를 따라가는 위치에 있었다.

그러나 국내 조선소의 대규모 생산 경험은 다른 기회를 만들었다. 선박에서 발생하는 진동은 실제 운항 환경에서의 데이터가 중요하다. 한국은 이 데이터를 가장 많이 확보한 나라 중 하나다.

태영팬가드가 설립 초기부터 독자 기술 개발에 나선 것도 이 기반을 활용한 선택이었다. 선박용 회전기기 진동감쇠 기술은 단순한 금속 부품이 아니라 소재, 구조 설계, 실제 적용 검증이 모두 맞물려야 비로소 쓰일 수 있는 영역이다.

선박을 넘어 플랜트까지… 확장성에서 드러난 진짜 가치

까다롭기로 유명한 시장에서 해외 바이어들이 국산 제품을 채택했다는 건, 한국 기술이 이제 글로벌 무대에서도 경쟁 옵션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이번 계약이 흥미로운 또 다른 이유는 확장 가능성에 있다. 진동을 줄이는 기술은 선박 엔진룸을 넘어 발전소, 해양플랜트, 산업용 설비까지 곳곳에서 필요로 한다.

한 번 실적을 확보하면 유지보수와 추가 발주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고, 중동과 동남아처럼 인프라 투자가 활발한 지역에서는 향후 수요가 꾸준히 기대된다. 작은 시작처럼 보이는 수출이 몇 년에 걸친 사업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국내 중소기업이 오랜 기간 해외 기술에 의존해 온 분야에서 독자 기술로 시장 문을 연다는 건 결코 가벼운 일이 아니다.

태영팬가드의 사례가 한국 방진 기술의 새로운 단계로 이어질지, 앞으로의 흐름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